어떤 날 어떤 곳에서 일어난 일.
우리 본당 핵심 중의 핵심인 바오로회에서 주관하는 탁구대회가 6월 10일 오후 2시에 강당에서 열렸습니다.
전 교우가 함께 하여 친목도모 및 신앙 증진을 목표로 하는 행사였지만, 참가 인원의 저조로 다소 썰렁한 분위기에서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시작은 그랬습니다.
16강부터 시작된 게임은 강자와 약자, 숙련과 미숙함이 어우러져서 만들어내는 코믹한 몸짓으로 웃음을 선사했고, 수준급의 선수들은 관중들을 경탄케하여 또 다른 이들을 불러들였습니다.
당초 우승은 바오로회 회장님과 권오성 아우구스티노 형제님 정도로 예상하였습니다.
그런데 다크호스의 등장으로 장내는 술렁거렸고,
그 술렁거림 속에는 앞서 거명된 유력 주자들의 가느다란 한숨소리도 섞여 있었다고 합니다. ㅎㅎ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웅성거리던 관중들의 소리가 결승전에 이르렀을때는 함성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결승전은 더 재미있었습니다.
20년 경력의 손영일 회장님, 10년 경력의 사무장님 즉 패기와 노련미의 대결 구도에서 풍기는 강한 포스는 모두를 압도했습니다.
셋트 스코어 2 대 2 까지 가는 초접전 게임으로 관중들의 시선을 고정시켰고, 손은 땀을 쥐게 하였습니다.
외람되지만,
인품으로 보아 손회장님께서는 방어 위주의 편안한 게임을 하실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우리의 그저 그런 상상을 풍비박산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전광석화에 비견될 만큼 날랜 동작으로 기습적인 공격이 진행될 때 마다 우린 유체이탈 현상을 경험하는듯했습니다.
각설하고,
마지막 셋트에도 경기는 대등하게 유지되다가 사무장님이 극적으로 승리하여 우승을 차지하게 됩니다.
승자로서의 기쁨을 표하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있어도 무방할 패자의 분루는 없었습니다.
양 선수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는 따뜻한 모습이 모두를 감동케하였습니다.
시상과 더불어 주변 정리가 이뤄지고
시작과는 판이한 모습인 환호와 열정으로 마무리되어 소기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된, 그런 아주 멋진 이벤트, 바오로회 탁구대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