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주기도의 성모 마리아
루카 1, 26-38/ 2032. 10. 8. 부산교구 수호자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오늘은 우리 부산교구의 수호자이신 묵주기도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성모님의 삶과 고통, 그 일생의 순간 순간을 기념하는 여러 축일이 있지만, 오늘 우리가 맞는 묵주기도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은 고통과 어려움 가운데에 있는 많은 이들에게는 각별한 축일입니다.
실상 이 축일의 시작이 그러했습니다. 16세기 이슬람 세력이 유럽을 침공했고, 유럽의 그리스도교 연합군은 그리스의 레판토 바다에서 이슬람 세력에 맞섰습니다. 이 레판토 해전에서 그리스도교 연합군은 큰 승리를 거두었고, 당시 비오 5세 교황은 이 승리가 묵주기도를 통한 성모님의 도움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여기고 축일을 제정했습니다. 이처럼 오늘 묵주기도의 성모 마리아 축일의 위기에 빠지고 어려움에 처한 이들의 기도로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57년에 부산대목구로 시작한 부산교구 역시 어려움 가운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10여개 남짓한 본당, 부산과 경남을 통틀어 1만명도 되지 않는 신자들이 전부였습니다. 초대 교구장 최재선 주교님께서는 우리 교구를 묵주기도의 성모님께 봉헌하고, 모든 신자들과 함께 묵주기도를 바쳤습니다. 묵주기도의 성모님의 도움에 힘입어 오늘날 부산교구는 130여 개의 본당을 가진 큰 교구로 성장을 했습니다. 이렇듯 성모님은 고통과 어려움 가운데 있는 이들을 도와주시는 분이시고, 특별히 묵주기도는 어려움에 있는 이들이 간절한 마음으로 드리는 청원의 기도이기도 합니다.
묵주기도는 주님의 삶과 죽음과 부활을 묵상하며 바치는 50번의 성모송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성모송의 시작은, 오늘 복음에 나오는 천사 가브리엘의 인사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이 세마디의 인사말은 그리스도인이 선물로 받는 은총과 기쁨, 힘과 용기의 원천이 어디에 있는 것인지를 분명히 보여줍니다. 그것은 “하느님과 함께 있음” 입니다. 하느님과 함께 있음, 이것이 그리스도교 신자에게 기쁨이고 힘이고 용기입니다. 이것이 바로 은총입니다. 레판토 해전의 승리도 부산교구의 성장도 바로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심의 결과입니다. 이것이야말로 놀라운 은총입니다. 이렇게 묵주기도는 우리가 하느님과 함께 있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묵주기도 안에서 삶에 지친 이들이 안식을 얻고, 묵주기도 안에서 희망이 무너진 이들이 위안을 얻으며, 묵주기도 안에서 길을 잃고 넘어진 이들이 용기를 얻기를 바랍니다. 묵주기도 안에서 하느님이 그들과 함께 동반하시게 될 것입니다.
오늘 우리 부산교구의 수호자 묵주기도의 성모 마리아 축일을 지내며, 우리 교구와 우리 본당 모든 신자들이 하느님의 은총으로 가득하길 기도합니다. 모든 신자들의 삶에 주님께서 함께 계시기를 기도합니다. 주님의 능력으로 우리 모두가 함께 일어서고 더 나은 삶을 위해 나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