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기쁨, 오래 사는 기쁨, 늙었어도 젊게 보이며 사는 기쁨, 부자 되는 기쁨, 출세하는 기쁨, 성공하는 기쁨, 하는 일마다 잘 되는 기쁨에 젖어 인생을 꾸미는 데 익숙합니다.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을 기쁨을 방해하는 원수처럼 여기며 이를 피하게 해 달라고 하느님께 매달리며 기도합니다. 하지만 이는 그 분을 생로병사가 펼쳐지는 세상의 밖으로 밀어내는 행위와 다를 바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복음을 선포하신 이후 인류는 병중에도 고통 중에도 가난에도 실패에도 늙음과 죽음에도 하느님께서 현존하심을 믿게 되었고, 그 현존이 사랑임을 온몸으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사랑은 건강과 성공이 주지 못하는 다른 차원의 기쁨을 선사합니다.  이 기쁨은 인류를 새 인간으로 살게 합니다.  복음에 대한 믿음은 우리를 사랑하는 존재로 변화시킵니다.

  천국의 삶을 원한다면 병을 사랑하십시오. 고통을 사랑하십시오. 죽음을 사랑하십시오. 실패를 사랑하십시오. 이 모든 현상 안에 하느님께서 현존하신다는 진리를 깨닫도록 하십시오.  하느님의 나라가 우리 손이 닿는 곳에 있습니다.  고통을 없애고 나서 비로소 기쁘게 사는 것이 아니라 고통 가운데에서도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할 때 우리들의 삶은 기쁨으로 충만하고 바로 거기에 천국이 열립니다.  이 기쁨은 자신을 희생하며 '남을 위한 고통'에 동참하게 합니다.  복음은 자기 자신을 위한 기쁜 소식을 넘어 남을 기쁘게 하는 소식입니다.

                                                                      이제민 에드워드 신부, [모든 사람이 나에게 복음1], 가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