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다대성당 사목지침
동방정교회 신학자 ‘예브도키모프’는, “우리는 교회가 어디에 있는지는 알고 있지만, 어디에 없는지를 알지 못한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지난 3여년의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텅 빈 광장, 텅 빈 교회의 현실을 보며 그 지적을 체감하였습니다. 또한 시간을 조금 앞당겨 보면, 새천년기의 격동하는 시대 흐름을 감지하지 못하였고, 당면한 현실적 문제에 당황한 우리는, 그 속에서 더 힘들게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청년, 청소년의 고뇌의 시간을 놓쳐 버렸습니다.
뒤늦게나마 부산교구는 이런 현실을 반성하고, 쉽지 않은 이 주제에 교구 전체가 뛰어들어, 그 난제를 풀어가려고 합니다.
올해 교구 사목 지침에서, “청소년과 청년은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미래의 희망이며 교회의 현재’로서 보석같이 귀하고 소중한 존재이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 물질 중심주의, 세상 성공을 우선시하는 경향, 입시 위주로 편향된 교육, 사회의 여러 유해한 환경 등은 청소년과 청년을 신앙에서 멀어지게 하고 삶의 방향을 잃게 합니다.”라고 분석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라는 말처럼, 서로 기도하면서 머리를 맞대어 논의하고,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그들과 함께하기 위한 모든 정성과 노력을 다해, 그들이 ‘하느님 안에서 복음화의 주인공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신앙인에게 있어 ‘자유’란 무엇일까요? 요한 복음서는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8,22)고 말합니다. 진리를 만나는 상황, 즉 진리 자체이신 그리스도를 대면하는 것에서 신앙인 자신의 참모습을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신앙인에게 있어서 ‘자유’란, 진리이신 그리스도와의 친교를 통해 그분을 알아감으로 참된 해방을 체험하는 과정이며, 우리 삶의 긍정적, 부정적 모든 일상적 체험을 통해 점점 더 확연한 자유에로 나아가게 됨을 말합니다. 자유에로 나아가는 데 가장 큰 장애는 ‘두려움’입니다. 명심보감, 채근담과 함께 동양의 3대 처세 격언서 중 하나인 ‘증광현문’에 이런 글이 나옵니다. “중요한 길목에 가시나무를 심지 마라. 훗날 자손들의 옷을 끌어당길지도 모른다.”
올해 다대 본당은 모든 교우들이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마음으로, 현실적 어려움을 디딤돌 삼아, 자유를 체험하고, 주님을 만나, 내적인 힘을 지니는 신앙인으로 성장하고,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 신앙인의 모습인지를 알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더 나아가 젊은이들이 두려움을 넘어 자신 삶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그 노력을 함께 기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