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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2 07:23

[강론] 연중 제21주일 -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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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1주일(가해) 강론 - 고백
 

2020. 8. 23 범일성당
 

저와 처음으로 함께 사신 어느 보좌 신부님께서 이 메일이나 홈페이지 등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상징적 이름(닉네임)은 바로 ‘고백’이라는 단어였습니다. ‘왜 자신을 ‘고백’이라는 단어로 표현하였을까?’를 저는 궁금해 했었는데, 오늘 복음을 묵상하며 제 나름으로는 ‘아하, 어쩌면 바로 이 때문이었겠구나...’라고 그 궁금함이 덜어졌습니다. ‘고백’이라는 것은 참으로 신비롭고 강하며 깊이가 있고, 또한 지속적이어야 함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나는 당신을 사랑해요!’라는 고백은 우리 삶에서 우리의 마음을 드러내는 말입니다. 이 말에 진심이 담겨 있다면 그것은 설레는 가운데서도 훌륭한 고백이 됩니다. 남녀가 사랑하여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것이 우리 삶의 일반적인 모습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서로 사랑하는 가운데에는 ‘고백’이란 것이 빠질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고백’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그 사랑을 더욱 깊게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고백’은 참으로 신비로운 힘을 지니고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고백함으로써 내 마음을 전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마음속의 것을 고백함과 더불어 그 고백이 드러나게 실현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사랑해요.’라고 말하는 순간 정말 사랑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 전부터 사랑하고 있었지만, 그 사랑이 더욱 깊어지고 견고해 지는 셈입니다. 


 

‘믿음’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가만히 앉아 있다고 해서 믿음이 커지거나 더욱 견고해지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믿습니다!’라는 힘차고 강한 고백이 있을 때, 우리의 믿음은 더욱 깊어지고 견고해 질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믿음은 요즈음 드러나고 있는 개신교 어느 교회의 ‘객관성이 결여된 잘못된 믿음’을 말함은 아닙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베드로의 고백을 듣게 됩니다. 그런데 베드로의 고백은 사실 대단히 위험한 고백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당시, 한 사람을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한다는 것은 죽음을 각오할 정도의 표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베드로는 예수님께 고백합니다.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라고 말입니다. 베드로의 고백에서 우리는 그의 사랑과 믿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사랑하는 베드로의 마음이,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그의 믿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예수님을 향한 그의 사랑과 믿음은 고백을 통해 드러나게 되었고, 현실 안에서는 더욱 깊고 견고한 사랑과 믿음이 되었을 것입니다. 
 


1950년대에는, 우리나라 교회 안에 일명 ‘밀가루 신자’가 많았다고 합니다. 신자가 되면, 교회에 전달된 외국의 원조물인 ‘밀가루’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는 깊고 견고한 사랑과 믿음의 표현인 ‘고백’이라는 게 당연히 없었겠지요. 그러나, 오늘날에는 교회가 밀가루를 주진 않습니다. 그 대신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지요. 물론 당연히, 우리가 ‘고백’을 제대로 한다면 말입니다.
 


오늘 복음을 접하며, 문득 언젠가 저와 함께 사신 보좌 신부님께서 당신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고백’이라는 단어가 더 많이 생각납니다. 그러면서, 저 자신도 ‘고백’을 지속적으로 잘 함으로써, 신비롭고 강하며 깊이 있는 참 아름다운 삶을 영위하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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