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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3 09:42

[강론] 사순 제4주일 -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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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4주일(나해) 강론 – 사랑과 빛
 

주임신부   2021. 3. 14, 범일성당


 

사순 제4주일인 오늘은 일명 ‘즐거워하여라.’ 주일입니다. 사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우리에게 부활이 가까워지고 있으니 조금만 더 용기를 내라고, 미리 기뻐하고 즐거워해도 된다고 알려 줍니다.(오늘 미사, ‘입당송’ 참조) 그래서 사제는 보라색과 흰색이 섞여있는 장미색 제의를 입게 됩니다.


 

대중가요 중에, 이런 가사가 있습니다. “사랑해 당신을”... 그 다음 가사가 무엇이지요?... “정말로 사랑해”입니다. 그래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랑해 당신을’ 만을 해도 알아들을 듯한데, 왜 거기에다 ‘정말로’까지를 언급해야 할까? 아마도, 이 세상에는 ‘가짜로’ 사랑하는 경우도 있고 진정한 사랑이 아닌 ‘사랑이라는 가면’을 쓰는 경우도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이런 표현이 나옵니다. -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셨다.’(요한 3,16) 여기에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세상을 사랑하신 나머지’라고만 해도 알아들을 듯한데, 복음에서는 ‘너무나’를 첨부함으로써 ‘가짜의 사랑’, ‘가면의 사랑’이 있는 세상을 향하여 ‘하느님의 진정한 사랑’을 강조하고 싶었던 요한 복음사가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적당히 사랑하심을 넘어서 너무나 사랑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당신의 외아들을 이 세상에 내어주셨고, 예수님 또한 아버지 하느님의 세상 사랑을 몸소 드러내셨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미사 통상문 성찬 전례의 다양한 양식들 중에서 제4양식을 좋아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이런 표현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 “못내 사랑하시던 제자들을 끝내 사랑하셨으니...” 물론, 새로 바뀐 경본에는 약간의 표현 차이가 있으나, 저 개인적으로는 이전의 이 표현이 더 시적이며 문학적으로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 ‘못내 사랑하시던 제자들을 끝내 사랑하셔서, 당신 몸을 내어 주시다’... 이렇게, 우리의 주님께서는 우리와 이 세상을 ‘너무’ 사랑하시고, ‘못내’ 사랑하시다 못해 ‘끝내’ 사랑하시는 분이십니다.


 

오늘 복음말씀은 두 가지의 주제를 보이는데, 하나는 이미 말씀드린 ‘사랑’이고 다른 하나는 ‘빛’입니다. 그리고 사랑은 빛을 향합니다.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을 느끼는 사람은 사랑 자체이신 주님, 즉 빛을 알아보며 빛을 향하게 됨을 복음은 말해 줍니다.(요한 3,19.21 참조)   


 

빛이란 사물을 볼 수 있게 해 줍니다. 우리가 지금 이렇게 볼 수 있는 것도 빛 덕분입니다. 그런데 이 좋은 빛을 등지고 우리가 걸어간다면, 우리로서는 자신의 그림자를 비롯해 어두운 부분을 더 많이 만날 것입니다. 그러나 빛을 향해 걸어간다면, 우리 눈도, 우리 몸도 빛에 반사되어 반짝일 것이고 밝은 부분이 더 많이 드러나게 됨은 당연합니다.


 

빛의 자녀이신 여러분, 베네딕도 성인께서 쓰신 수도 규칙 서문에는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  “우리는 자신의 길을 어쩔 수 없이 가는 것이 아니라, 기꺼이 걸어가야 한다.” 그렇습니다. 빛의 향해 걸어가야 하는 우리는, ‘기꺼이 걸어가는 자’들입니다. 


 

교형자매 여러분, 이 사순 시기가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시는 주님을 더 만나는 은총의 시기되길 바래봅니다. 그리고 우리는 빛을 향해, 빛이신 주님의 부활을 향해 힘내어 기꺼이 나아가 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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