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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0 10:09

[강론] 사순 제1주일 -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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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1주일(나해) 강론 – 광야와 회개
 

주임신부   2021. 2. 21, 범일성당


 

어떤 분이 남기신 글이 좋아서, 먼저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 내가 “나는 그리스도인입니다.”라고 말할 때, 나는 깨끗하게 살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죄가 많지만 잃었던 나를 찾고 용서받고 있다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 내가 “나는 그리스도인입니다.”라고 말할 때, 나는 자랑으로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늘 휘청거리기에 목자이신 예수님이 필요하다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 내가 “나는 그리스도인입니다.”라고 말할 때, 나는 강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약하기에 강한 힘이신 예수님께 의지한다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 내가 “나는 그리스도인입니다.”라고 말할 때, 나는 성공을 자랑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실패도 많지만 그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서도록 예수님께서 용기를 주심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 내가 “나는 그리스도인입니다.”라고 말할 때, 나는 완전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결점이 너무 많은데도 주님께서 나를 귀하게 보아 주심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또 다시금, 부활을 준비하는 사순시기를 맞으며, 위의 글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아마도 우리 모두, 지금의 우리 자신을 바라 볼 때, 완벽하게 깨끗하게 살지 못하지만, 늘 휘청거리며 살지만, 약하지만, 불완전하지만, 결점도 많고 하느님 앞에 죄스럽게 살아가지만, 역설적으로 그 때문에 우리에게는 하느님이 더욱 필요하며 그분께 의지해야 함을 묵상하고 싶습니다. 


 

사순 제1주일 오늘의 복음 내용은 그리 길지 않지만, 크게 두 가지 주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나는 사십 일 동안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시고 이를 물리치신 예수님 모습을, 그리고 다른 하나는 드디어 공적으로 세상에 나서시며 하신 예수님의 말씀, 즉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는 선포입니다.


 

첫 번째 주제, 즉 ‘광야’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우리 또한, 비록 예수님께서 머무셨던 그런 광야는 아니어도, ‘이 세상’이라는 광야에서 유혹을 잘 극복할 수 있는 그런 사순시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요즈음은 더욱 살기 편해지고, 좋은 것 많고, 먹을 것 많고, 볼 것도 많은 그런 세상입니다. 그런 세상이기에, 다른 한편 다양한 형태의 유혹들도 우리에게 다가 옴이 사실입니다. 그런 유혹들 앞에서, 우리로서는 “나는 비록 부족하지만, 나는 그리스도인입니다.”라고 하는 신앙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니고 살아갈 수 있도록, 또한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라고 기도하는 삶이 되도록 노력해 보았으면 합니다.


 

두 번째 주제, 즉 ‘회개’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회개란 ‘완전히 방향을 바꾸는 것’을 말합니다. “아, 그것 잘못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한다면 이는 회개가 아니라 반성입니다. “다시는 하지 말아야지.”라고 해도 이 또한 회개가 아니라 후회입니다. 회개란 반성과 후회를 뛰어 넘어서 완전히 방향을 바꾸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대전에서 서울을 가려고 기차를 탔는데, 가다보니 이 기차가 부산행인 것입니다. 그러면 어찌해야 합니까? 반성하거나 후회를 뛰어 넘어서, 다음 역에서 내려 서울 가는 기차로 빨리 갈아타야 합니다. 회개는 이런 것, 즉 ‘완전히 방향을 바꾸는 것’, 다시 말해 지금까지의 삶의 방향을 접고서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주님의 집에 모여 오신 여러분, 이 사순시기가 우리 모두에게는 믿음을 바탕으로 성장하게 되고 다시금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그러한 참으로 ‘은혜로운 시기’ 되길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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