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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29 07:44

[강론] 삼위일체 대축일 - 주임신부

조회 수 34 추천 수 0 댓글 1

삼위일체 대축일 (나해) 강론 – ‘다름’의 신비
 

주임신부     2021. 5. 30, 범일성당


 

오늘, ‘삼위일체 대축일’을 맞이합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 각기 다른 고유한 위격이시면서 동시에 하나로 계신다는 이 표현은 ‘믿을 교리’로서 사람의 머리로 생각하거나 입으로 설명하기 힘든 내용입니다. 그래서, 이 강론을 준비하는 저로서도 난감했는데, ‘다르다는 것’에 대해 우리가 생각해 본다면, ‘하나 된다는 것’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여기게 되었습니다.


 

혼배미사 때, 제가 준비한 강론 내용이 있는데, 그 일부분을 이 자리에서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 교회는 ‘부부가 된다는 것은 한 몸이 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한 몸이 되어야 하는 두 분께서는 먼저 ‘다름의 신비’를 살아가 주시길 바랍니다. 

  사실, 다르다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되기도 합니다. 서로 다르면 갈등이 생길 수 있고, 맞추어 주어야 하고, 이해해야 하고, 양보도 해야 합니다. 이런 부부를 보았습니다. 남편은 치약을 가운데에서 부터 짜는 사람이었고, 아내는 치약을 아래에서 부터 짜는 사람이었습니다. 태어나서부터, 서로는 오랜 기간 동안 그렇게 다르게 살아 왔습니다. 그러다 결혼하여 함께 살다 보니, 이 사소한 차이, 치약을 짜는 다른 모습 때문에 싸움이 났습니다. 다르다는 것은 이렇게 불편한 경우를 만들기도 합니다. 나아가, 어떤 심각한 문제에 있어서 다르게 된다면 그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새 신랑과 신부에게 ‘다름의 신비’를 살아가 주시길 요청 드리고 싶습니다. 서로가 다른 만큼, 서로를 필요로 하게 되며, 상호 부족한 면들을 채워줄 수 있고, 결국 발전을 이루어 낼 수 있게 됩니다. 그러니, 오늘의 신랑 신부께서는 상호간에 있어서 무엇이 다른 지를 알아가야 할 것입니다. 다른 면들을 알아야만, 서로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과정들을 거치며, 즉 서로의 다름을 알고 받아들이는 가운데, 두 분께서는 둘이 아니라 하나가 되어 갈 것입니다. - 이런 내용입니다.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다르다는 것’과 ‘틀리다는 것’은 정말 다릅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 ‘나는 짜장면을 좋아하니, 너도 짜장면을 좋아해야 한다.’라고 한다면, 이는 틀린 것입니다. 그런데, ‘나는 짜장면을 좋아하는데, 너는 짬뽕을 좋아한다.’라고 한다면, 이는 다른 것입니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다 보면, 틀린 생각도 있겠지만, 아마도 다른 생각이 더 많지 않을까요? 서로가 다름이 많기 때문에, 다름들이 만난다면, 당연히 더 풍요로워 지겠지요. 그리고 이 다양한 다름들을 받아들이면 일치를 향하게 된다고 봅니다. ‘서로가 다름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하나 됨의 지름길’이라는 이 말은, ‘다름의 신비’가 아닐 수 없겠습니다.


 

그렇습니다. ‘다름’은 하나의 ‘신비’입니다. 다름의 신비를 살아가면 한 몸이 됩니다. 참으로 신비롭습니다. 다르기 때문에, 비록 불편함과 어려움이 따르는 경우가 있을지라도,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일수록 더 풍요로워지고, 결국 하나가 된다는 것은 신비가 아닐 수 없겠습니다. 


 

사랑을 베푸시는 성부와 은총을 내리시는 성자와 친교를 이루시는 성령께서는 각기 다른 분들이십니다. 이 고유한 세 위격이, 신비롭게도,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임으로써 한 하느님으로서 하나로 계심을 우리는 오늘 묵상하고 있습니다.

  이런 오늘을 맞으며, 우리도, 우리 가정도, 우리 주변도, 그리고 우리 공동체도 다름을 받아들임으로써 하느님을 닮아, 더욱 하나 될 수 있길 기원해 봅니다. *

  • ?
    신다미아나(부총무) 2021.05.29 15:15
    다름이 풍요로움. 신비라는 말씀 뜻깊게..와닿네요.^^<br />
    다름을 지금 보다도 더 잘 받아들여야 할거같아요....<br />
    삼위일체를 보다 더 이해하게 되었어요..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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