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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님 성탄 대축일 낮 미사 강론 – 사랑의 축일
 

주임신부   2021. 12. 25, 범일성당


 

많은 영성가들은 성탄의 신비를 일컬어, “하늘과 땅의 입맞춤, 영원과 시간의 만남”이라고 노래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 죄 많은 인간을 구원하시려고 당신의 외아들을 보내셨다는 것을, 어찌 인간의 생각으로 감히 상상이나 할 수 있는 일이었겠습니까?  


 

여기서 놀라운 점은, 하늘과 땅의 입맞춤이, 인간이 하느님께로 올라가서 된 일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자신을 낮추시어 인간에게 내려오심으로써 가능하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강생의 신비를 설명하면서, “인간으로 하여금 신(神)이 되게 하시기 위하여, 신이 인간이 되어 오셨다”고 하였습니다. 바로 여기에, 하느님에 대한 인간의 사랑을 뛰어 넘는,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이 지독하리만치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요한 사도는 “말씀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 가운데 사셨는데,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고 말합니다. 참으로 그분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시어 인간의 모습으로, 우리 중의 하나가 되심으로 우리 가운데 오셨습니다. 그리하여 우리와 함께 계신 주님, 즉 ‘임마누엘’이 되셨습니다.


 

이제 이 세상은 더 이상, 그 옛날 우리 선조들이 표현하듯 ‘죽음의 골짜기’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은 하느님으로부터 사랑받는 인간들이 머무는 곳이고, 당신 친히 사시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맞이하는 이 성탄은 위에서만 머뭄이 아닌, 위에서 내려온, 그럼으로써 이 땅에서 이루어 진, 즉 우리 가운데 이루어 진 ‘사랑의 축일’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성탄을 맞아, 이곳에 모여 오신 여러분, 우리가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갈 때, 우리 자신을 비롯하여 세상만사는 전혀 새로운 모습과 의미를 지니게 된다고 봅니다. ‘새로운 모습과 의미’의 출발점은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극진한 사랑을, 그렇게 오신 구세주를 우리가 받아들임에 있을 것입니다. 


 

우리 각자도 하느님의 사랑에 응답하는 우리의 사랑이 드러나길 바래봅니다. 세상의 빛으로 오신 주님을 향한 우리 응답의 모습은, 빛에 빛을 더하여 세상을 더욱 밝게 비출 수 있을 것이라 희망해 봅니다. 


 

강론을 마감하며,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그리고 우리 본당 공동체에, 당신을 낮추어 오신 주님의 사랑과 그분 구원의 은혜가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여러분, ‘사랑의 축일’인 오늘, 성탄 축하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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