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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23 10:39

[강론] 부활 제2주일 -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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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2주일(다해) 강론 – 상처 통한 믿음
 

주임신부   2022. 4. 24, 범일성당


 

사람은 이성적 동물이라고 합니다. 직접 만져보고 눈으로 보아서 이해가 되어야만 믿는 존재가 인간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이러한 이성적 인물인 토마스 사도를 만납니다. 그가 3년 동안 따랐던 분이 예수라는 분이였고, 그분께서는 그가 자신의 삶을 던질 만큼 대단한 분이셨습니다. 그런데, 그런 분께서 실제로 세상을 떠나 버리신 이 기막힌 상황, 희망조차 무너진 절망적인 상황 아래에서, 다른 제자들로부터 “우리는 주님을 뵈었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들은 토마스가 그 말을 어떻게 쉽게 믿을 수 있었겠습니까?  


 

인간적이고 이성적인 시각에서 우리가 토마스 사도를 바라보면, 그의 행동은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이해할만 합니다. 이런 토마스 사도를, 우리가 ‘믿음이 없는 자의 대표’로 표현하는 것이 맞을까요? 그렇다면 토마스의 입장을 이해하는 우리 또한 ‘믿음이 없는 자’가 아닐까요?  


 

이렇게, 우리의 인간적인 이성과 논리로써는 부활의 ‘신비’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우리 머리로써 완벽하게 이해한다면, ‘신비’는 신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토마스 사도는 인간으로서 이성의 벽을 뛰어 넘을 수 없었기에,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토마스는 주님을 직접 뵙고 만져보지 않으면 믿지 못하겠다고 당연하게 말했습니다. 만일, 우리가 토마스의 상황에 놓여있었어도 아마 마찬가지였으리라고 봅니다.


 

그러한 토마스가 이성을 뛰어 넘어, 신비를 믿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요? 제가 생각할 때, 그것은 ‘주님의 상처를 통한 믿음’이라고 봅니다. 오늘 복음에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당신 상처를 보여 주시며 토마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의 손가락을 여기 대 보고 내 손을 보아라. 너의 손을 뻗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요한 20,27) 이렇게,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당신의 상처를 드러내심을 통하여, 토마스를 비롯한 우리가 이성을 뛰어 넘어, 신비를 믿음으로 받아들이길 바라십니다.


 

신학적으로 예수님에 대하여 그분을 ‘상처 입은 치유자’라고 표현하는데, 그 말이 맞습니다. 주님께서는 당신께서 받으신 상처를 통하여 우리의 눈을, 우리 마음을 열어 주시며 우리가 받은 상처들 또한 치유해 주십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상처를 기억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분을 제대로 알 수 없고, 우리의 상처도 치유 받지 못하며, 부활의 신비 또한 믿음으로 받아들이기 힘들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상처 주고 상처 입으며 살고 계신 여러분, 마치 아픈 만큼 성숙하듯, 우리가 맞이할 수밖에 없는 상처란 우리가 피할 것이 아닌 필요한 것이라고 봅니다. 상처는 치유를 향하게 되며, 이를 통해 우리는 더 성숙해 지고, 믿음 또한 강해질 수 있음을 우리가 기억했으면 합니다. 


 

이 성전에서 주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동시에 보고 계신 여러분, 우리는 오늘 복음을 통하여 ‘상처 없는 믿음’이 아닌 ‘상처 통한 믿음’을 배우게 됩니다. 우리의 ‘상처 통한 믿음’이, 토마스 사도처럼,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요한 20,28)이라는 고백을 낳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상처를 접하는 우리 삶이 ‘믿음과 고백의 은혜로운 삶’ 되길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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