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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8 10:42

[강론] 연중 제19주일 -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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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9주일(가해) 강론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2020. 8. 9 범일성당


 

제가 가끔씩 신자분으로 부터 듣는 말씀 : ‘신부님, 신부님이 미사 중에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하시면, 정말 주님께서 나와 함께 하시구나 하고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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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 속에서 풍랑에 시달리는 배 안의 제자들 심정을 헤아려 보았습니다. ‘지금,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셨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주님! 저희가 죽게 되었습니다. 살려주십시오!...’ 제자들은 요동치는 배 안에서 힘닿는 대로 손에 닿는 것 하나씩 부둥켜안고 울부짖을 뿐, 파도에 휘청거리는 배를 바로 세울 수도, 방향을 가늠할 수도 없었습니다.  


 

배를 타기 전까지만 해도 예수님과 동행함이 자랑스러웠던 제자들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기적을 베푸시는 자리에서 군중들은 예수님과 함께 다니는 제자들을 부러워했습니다. 그들을 우러러 보는 시선에 제자들은 어깨를 치올렸습니다. 마치 자신들이 기적을 행한 듯 우쭐거렸을 것이고, 몰려드는 군중들의 질서 유지를 위해 군중들에게 큰 소리도 쳤을 것입니다. 


 

그렇게 자신만만했던 그 제자들이, 오늘은 폭풍 속에서 물에 빠진 생쥐만도 못한 꼴이 되어, 목숨을 구걸하는 비참한 몰골로서 이를 악물고 뱃머리에 간신히 매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그 원수같은 폭풍 한 가운데에 예수님께서 서 계셨다는 것입니다. 그분이 안 계시다고 투덜거렸는데, 원망도 했었는데 말입니다. 그 때의 예수님 마음은 이러했을 것입니다. - ‘나다. 안심하여라. 겁낼 것 없다. 내가 보고 있다. 한 눈 팔지도, 졸지도 않고 나는 너희를 보고 있다. 내가 함께 있다. 나는 결코 너희를 떠나지 않는다. 너희는 내가 뽑은 사람들이니, 나는 너희를 떠나지 않는다. 결코 그럴 수 없다.’ 그러자 제자들의 마음은 이러했겠지요. - ‘아! 푹풍 한 가운데, 거기에도 주님이 계셨군요!’


 

세상사 속에 머물고 계신 여러분, 우리는 자주 하느님께 ‘내 고통을 없애 달라.’고, ‘치워 주십사.’고 청합니다. 그 고통의 한 가운데 주님께서 계심을 우리는 자주 잊어버립니다. 폭풍 한 가운데를 결코 떠나지 못하시는 주님을 우리는 자주 망각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고 계시다.’는 분명한 인식이 우리에게 있다면, 액세서리처럼 필요할 때에만 내가 그분을 찾거나 그분으로 치장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인간적 원망과 탄식이 늘어가는 바로 그 힘든 상황 한 가운데에, 그리고 나아가 우리의 영혼과 육신이 건강하지 못한 그 상황 한 가운데에서도, 그분께서는 우리와 함께 하고 계시며, 우리를 응원하시고, 심지어 나의 고통을 나누고 계십니다. 이는 진정 ‘기쁜 소식’입니다. 이 기쁜 소식이 ‘나의 것’이 될 때, 우리는 진정 자유로울 수 있고 참된 기쁨을 만날 것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마태 14,27) 이 말씀은 ‘살아있고 힘 있는 말씀’(히브 4,12 참조)으로서, 지금 이 자리의 우리에게도 던져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로서는 지금이 바로 ‘은총의 순간’임을, 이 어렵고 힘든 우리 삶이 바로 ‘행복한 순간’임을 느끼시길 기원합니다.


 

주님의 집에 모여 오신 여러분, 여러분께서는 참 좋으시겠습니다.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하시니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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