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리

 판공(辦功, 判功)
 

‘판공’이라는 표현은 한국에서만, 그것도 우리 신앙 선조들에 의해 만들어진 용어이다. 한국 교회의 경우,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교우들은 적어도 1년에 두 번, 즉 부활 전과 성탄 전에 의무적으로 본당 신부와의 면접, 고해성사, 영성체 등을 해야 했는데, 이를 ‘판공’이라 한다. 그러나 사실, 교회법 상으로는 1년에 한 번 판공에 임해야 한다고 적혀있다.


 

특이하게, ‘판공’이라는 단어는 한자어로, 평신도 측 중심으로 해석된 辦功(힘써 노력하여 공을 세움)과 사제 측 중심으로 해석된 判功(공로를 헤아려 판단함), 이 둘 모두를 사용하고 있다. 


 

판공시기 때의 고해성사를 ‘판공성사’라 하는데, ‘죄 의식 때문에 신앙생활 자체까지 멀리하지 말아야 함’을 고려한 한국 교회 당국의 배려 어린 결정(2014. 춘계 주교회의)을 우리는 잘 헤아려야 한다. 


 

‘고백’만을 드러내는 ‘고백성사’ 아닌, ‘고백과 화해’를 드러내는 ‘고해성사’는 우리 가톨릭 신자들에게 있어서 큰 은혜가 아닐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