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24 11:10

삶의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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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644호 2021.03.28
글쓴이 조선환 안토니오(반여성당 / 2020 짧은 묵상 시 공모전 입선)
2644은전한닢.jpg

<원작>

삶의 여유
지금 이곳 
내 선택으로 온것도 아니지만 
가는것도 내맘대로 되는건 아닐테지 
살아보니 고난의 길 
지나보니 걱정을 만드는 괜한 근심들 
그저 살아지던걸 
그 삶의 무게를 감당하려 
아까운 내 청춘을 다 쓰다니 
내일을 위해 기꺼이 버린 어제 
통한의 후회가 되어버린 오늘 
벚꽃이 진다하여 서러웁더니 
어느새 내머리에 내려와 앉았구나 
그럴줄 알았다면 벚꽃이나 즐길것을 
이제는 즐길수 없는 내머리의 벚꽃 
깊은 한숨만이 가슴을 후비네 
삶과 죽음에 매듭이 풀리면 
즐기지 못한 소풍에 대한 후회만 남을테니 
이제라도 남은 생은 
달빛 흐르는 벚꽃 아래에서 
빛을 잃은 별들의 벗이되어 
바람이 전하는 세상을 보며 유유자적 
그런척이라도 해야 겠다 
흔적을 담는 기억의 작은 그릇에 
미진의 기쁨이라도 담아야 
소풍이 끝나는 날 후회가 적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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