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368호 2016.02.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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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조영만 신부 |
최저시급
조영만 신부 / 메리놀병원 행정부원장 bapcho@hanmail.net
6,030원. 209시간. 1,260,270원.
병원은 고비용 저수익의 공간입니다. 인건비가 전체 예산의 50%에 육박합니다. 베드 하나당 1.5명에서 많게는 2명의 노동력이 소요되지요. 사람이 사람을 돌보는 일은 기계가 아니라 결국 사람 손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들에게 주어지는‘노동력의 가치’입니다.
노동자와 그의 부양가족이 먹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생필품과 편의품을 생산하는데 드는 노동의 시간을‘노동력의 가치’라고 본다면, 늘‘최저시급’으로부터 출발하게 되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노동 시간과 그 가치에 대해서는 불편한 방어기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주로 보면 약자들입니다. 갓 졸업한 학생들, 전망이 불투명한 계약직들, 사업주가 고용보험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노인들. 그들은 눈에 잘 띄지 않는 시간부터 움직여야 합니다.
그런 그들에게 최저시급은 보장한다며,‘근로계약서’에 도장을 받습니다. 과연 최저시급 앞에 이렇게 당당해도 좋은가? 포도밭에서 일한 모두에게‘한 데나리온’을 주시던 그분께 나도 줄을 서 있는 신앙인으로서, 최저시급의 당당함은 염치가 없습니다.
그들에게 미안하다, 말해야 했습니다.‘젊음’은 돈으로 사지 못하면서‘젊은이’는 돈으로 살 수 있는 냥... 손주 손에 용돈이라도 쥐여주려는 그분들을 도닥여야 했습니다.“사람을 낚을 것이다.”(루카 5, 10) 하셨는데, 최저시급으로라도 삶을 버티려는 이들을 어루만질 수 있는,‘하느님 나라의 경제학’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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