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389호 2016.07.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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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상호 신부 |
나를 바칠 그 무엇 - “내 이름 때문에” (마태 10, 22)
나를 바쳐 사랑할 그 무엇이 우리에게 있을까? 오롯한 내 전부를 다 주어도 아깝지 않을 그 무엇이 아직 우리에게 남아 있을까?
1846년 9월 16일 새남터의 그 젊은 사제처럼 기꺼이 선혈을 뿌려 세상을 씻어낼 용기를 허락하는 그 무엇이 너와 나와 우리에겐 무엇일까?
그의 죽음은 그 개인의 결단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를 키워낸 가족과 그때의 교회가 그의 결단을 뒷받침하고 지지하고 안타까워해 줄 수 있었으므로 가능했다고 본다.
그를 키워낸 당시의 공동체와 당시의 교회와 당시의 이웃들이 이런 삶과 죽음을 거룩하게 여겼으므로 그의 희생은 그 개인만의 헌신이 아닌 온 교회의 업적이 될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누군가의 헌신과 투신을 뒷받침해 줄 사회적 정서를 마련하고 있지 못하다. 의인을 존중하고, 희생을 거룩하게 여기며, 투신을 자랑스러워하는 사회적 합의를 우리는 잃어버렸다. 그래서 더 이상의 김대건을 가지지 못할지도 모른다. 딱 나 자신 만큼의, 딱 우리 자신 만큼의, 딱 우리 공동체만큼의 의인을 가지게 되는 것이 이치이므로…….
“세월호 참사 당시 민간 잠수사로 사고 수습에 헌신했던 김관홍 잠수사가 6월 17일 오전 숨을 거둔 채로 발견됐다. 김 잠수사는 이날 오전 자택 인근의 화원 비닐하우스 안에서 쓰러져 있는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사인을 가리기 위해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추가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뒤 7일 만에 수중 선체 수색 작업에 합류해 두 달 반 넘게 구조 작업을 했던 김 잠수사는 지난해 12월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1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참사 수습 현장의 온갖 혼선과 불합리를 증언했다. -중략- 잠수병을 앓은 김 잠수사는 잠수를 포기하고 생계를 위해 대리운전을 하면서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활동에 함께해 왔다. -중략- 그는 숨진 채로 발견되기 전날 밤에도 대리운전 기사 일을 하고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오마이뉴스 2016. 06. 17.자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