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808호 2024. 4. 14 
글쓴이 사회사목국 
지금 주님을 찾고 있을 그녀에게
 
 
 
사회사목국(051-516-0815)
 
   죄 없이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셨지만 부활하신 예수님을 떠올리며, 하느님의 뜻에 순명하면서 맞이하는 영광에 대해 묵상해 봅니다. 주님께서 때로는 시련으로 우리를 단련하시고 성장으로 이끄신다는 것을 알지만, 막상 현실의 벽에 부딪히면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그 뜻이 무엇인지 알기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여기 감당하기 힘든 사고로 주님을 찾고 있을 교우 가정이 있습니다. 엘리사벳 씨(70세, 가명)는 현재 몸담은 성당의 역사보다 더 긴 시간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왔습니다. 40년 넘게 레지오 활동을 하고 독서와 해설로 성당에 봉사해 온 그녀는 여느 주일처럼 사고가 난 날에도 성당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내리막길을 내려오던 공유킥보드에 부딪혀 의식을 잃었습니다.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뇌 손상 급성 경막하 출혈로 뇌사 위기에 처했습니다. 인공 머리뼈를 이식하는 수술을 몇 차례 거치며 한 달간 중환자실에서 생사를 오간 것입니다.
 
   아직 그녀의 의식은 온전히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또한 목을 절개해 기관 호흡을 하고 코에 튜브를 연결해 유동식을 투여받아야 하기에, 긴급 상황에 대비한 돌봄이 하루 종일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병원비, 간병비 등의 금전 부담은 고스란히 두 딸에게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딸들은 출가하고 독립했으며 사위는 허리 디스크로 입원해 경제 활동을 못 하고 있습니다. 엘리사벳 씨는 10여 년 전 남편을 잃고 자영업으로 생계를 이어갔지만, 일이 잘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사정 때문에 생활비로 1,000만 원 이상의 빚이 쌓였습니다. 여기에 사고로 발생한 수술비, 매달 500만 원 이상 지출되는 병원비와 간병비가 1억 원이 넘게 더해져, 부채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대 초반인 가해자는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 가정의 자녀로 보상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공유킥보드사 배상액에도 한계가 있어, 엘리사벳 씨는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 어려운 위기에 처했습니다.
 
   막막한 순간을 맞닥뜨렸을 때 주님의 뜻을 알기란 쉽지 않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차차 그 의미를 깨달을 따름입니다. 다만 사랑을 실천해야 하는 건 분명합니다. 하느님의 자녀로서 성당에 봉사해 온 엘리사벳 씨. 지금 주님을 찾고 있을 그녀에게 이제 우리가 사랑을 돌려줄 차례입니다. 우리를 통해 일하시는 주님의 도구가 되어, 그녀의 가정에 부활의 기쁨이 찾아오도록 사랑을 나눠 주시길 청합니다.
 
사랑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신협 131-016-582122 
부산 101-2017-0218-01
(예금주 : 천주교부산교구)
 
4월 주보사연 삽화.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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