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누나, 늘 고맙고 미안합니다.
사회사목국(051-516-0815)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 저는 세례를 받았습니다. 벌써 30년 전의 일입니다. 성당에는 한 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가톨릭평화방송으로 미사를 대신하고, 정기적으로 병자 영성체를 받습니다.
교통사고를 크게 당해 척추를 다쳐 20대라는 젊은 나이에 하반신 마비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선고를 받았습니다. 사고로 왼쪽 눈은 보이지 않게 되었고, 지금은 오른쪽 눈의 시력마저 점점 흐려집니다. 그때의 사고가 이루고 싶은 것이 많았던 저의 청춘을 송두리째 앗아갈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지극정성으로 저를 보살펴주는 누나는 간경화와 악성 췌장염, 당뇨를 앓는 형도 함께 돌봅니다. 16년 전에 매형과 사별한 누나는 아르바이트로 간신히 저와 형의 생계를 책임져 왔습니다.
요양보호사가 주 5일 하루 6시간씩 돌봐주고, 나머지 시간에는 누나 혼자 저와 형을 돌봐줍니다. 하지만 정부 지원만으로 늘어나는 약값과 치료비를 감당하기에는 생활비가 턱없이 모자랍니다.
치료비를 위해 눈덩이처럼 불어난 사채에 허덕이면서도 누나는 한 번도 내색하지 않았습니다. 이 사실을 알면서도 저는 어찌해볼 도리가 없습니다. 지금의 상황에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는 누나 역시 척추협착증과 관절염으로 일을 지속하기 힘듭니다. 더구나 코로나 사태로 아르바이트 자리마저 잃게 되어 막막하기만 합니다.
그저 누워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저는 가슴이 미어집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묵주를 쥐고 기도하는 것뿐입니다. 하느님께 치유해 달라고 기도하지 않고, 단지 저를 빨리 데려가 달라고 기도하고 또 기도합니다. 제가 하늘나라에 빨리 가야 누나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을 테죠. 저를 아낌없이 사랑하는 누나를 생각하면 늘 고맙고 미안합니다.
본당 빈첸시오회원들이 자주 방문하여 저를 위해 기도해줍니다. 말동무가 되어주는 고마운 분들입니다. 오늘도 저는 저의 마지막을 생각하며 오늘이 생의 마지막인 것처럼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합니다.
“주님, 누나가 지금보다는 덜 힘들었으면 좋겠어요. 저와 형을 위해 고생하는 누나가 조금이라도 편안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 신앙을 꼭 붙들고 살아가는 마르티노(가명, 54세) 형제와 동생들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어 든든하게 그들 곁을 지키는 명숙 씨(가명, 65세)에게 여러분의 참사랑을 나누어주시기를 소망합니다.
사랑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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