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609호 2020.08.09 
글쓴이 사회사목국 
누가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인가?

 
사회사목국(051-516-0815)

 
   “저에게는 언제나 제 곁을 지켜주던 믿음직한 남편과 늘 저만 찾던 두 아들이 있었어요.” 
 
   마리아 씨(가명, 75세)는 가족과 함께한 지난날을 추억하며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2005년 어느 날, 집을 나간 작은아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고, 얼마 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편마저 하늘나라로 떠나갔습니다. 마리아 씨를 떠나지 않고 위로가 되어주었던 큰아들은 구강암 판정을 받았고, 같은 날 마리아 씨마저 교통사고로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하나 남은 가족을 잃지 않으려고 몸을 추스를 겨를도 없이 아들의 간병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었습니다.
 
   3년의 시간이 지나고 허망하게도 하나 남은 아들마저 그녀를 떠나버렸습니다. 이 세상에 덩그러니 홀로 남겨진 마리아 씨는 삶의 의미를 잃어버렸고, 그녀의 시간 또한 멈춰버렸습니다.
 
   고통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떠나간 아들에 대한 그리움에 사무쳐 아들의 재산 상속 포기 신청의 때를 놓쳐버려 차에 대한 캐피탈과 이자가 불어나서 월세마저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 외 매달 돌아오는 각종 고지서와 독촉장은 서랍 속에서 쌓여만 갔습니다.
 
   또 아들을 간호하느라 제때 치료받지 못해 곧게 펴지 못하는 허리와 퉁퉁 부은 다리로는 어떤 일도 할 수 없었습니다. 
 
   우연히 어느 교우가 그녀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되었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하였습니다. 하지만 세상에 아무런 미련이 없는 마리아 씨는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보내신 이유가 맡겨진 사람을 하나도 잃지 않고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는 것이라 하셨기에(요한 6,39 참조) 그녀를 그냥 놓아둘 수는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몇몇 교우들이 그녀의 가족이 되어주겠다고 결심하였습니다. 열심히 살았다며 등을 토닥여주고, 혼자가 아니니 기죽지 말라며 가족처럼 함께 해주는 고마운 이웃 덕분에 마리아 씨의 시간은 다시 흐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동안 외면하였던 현실을 하나하나씩 마주하게 되었고 이웃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문득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바로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마르 3,35)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모여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우리가 그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마리아 씨의 가족이 되어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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