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정상에서
이영 아녜스 / 수필가
거친 물줄기 정수리로 먼저 받고,
사나운 바람 달래 아래로 보내고,
억센 햇빛일랑 걸러 그늘을 만드느라
산꼭대기엔 물도 나무도 없이 바위만 커다랗습니다.
풀 한포기 넉넉하게 자라질 못하는 것이
마치 가진 모든 것 내게 다 주고 텅 비어있는 아버지 주머니 같아
남들은 호연지기라지만 난 그저
미안코, 쓸쓸코, 애틋하여라.
호수 | 2301호 2014.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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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이영 아녜스 |
산 정상에서
이영 아녜스 / 수필가
거친 물줄기 정수리로 먼저 받고,
사나운 바람 달래 아래로 보내고,
억센 햇빛일랑 걸러 그늘을 만드느라
산꼭대기엔 물도 나무도 없이 바위만 커다랗습니다.
풀 한포기 넉넉하게 자라질 못하는 것이
마치 가진 모든 것 내게 다 주고 텅 비어있는 아버지 주머니 같아
남들은 호연지기라지만 난 그저
미안코, 쓸쓸코, 애틋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