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08 06:13

부끄럽다, 무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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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347호 2015.09.27
글쓴이 이영 아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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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다, 무릎

이영 아녜스 / 수필가

할머니 무릎에 누우며 옛날이야기 들려주시고,
아버지 무릎에 누우면 부채로 더위 식혀주시고
엄마 무릎에 누우면 귓밥 파주셨더랬지.
한 분, 두 분 가시고 이제 머리 둘 곳 없어지니
매양 무릎에 누울 줄만 알았지
내 무릎 내어줄 줄 몰랐던 걸 알았네.
그렇게 한 것도 없는 내 무릎,
뭐한다고 앉을 때 시리고
일어날 때 결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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