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 - 방주인가?

가톨릭부산 2017.05.02 16:49 조회 수 : 53

호수 2433호 2017.05.07 
글쓴이 김상효 신부 

본당 - 방주인가?

 

김상효 신부 / 신선성당 주임 airjazz@hanmail.net

 

  여러 본당 건물은 배 모양을 하고 있다. 구약의 방주를 형상화한 것으로 보인다. 신선성당도 배 모양을 하고 있다. 마치 먼 바다를 헤쳐 건너온 방주가 봉래산 자락에 안착한 듯한 모양이다. 본당은 방주일까? 차고 넘치는 홍수와도 같은 신앙의 위협들로부터 신앙인들을 안전하게 지켜내고 마른 땅까지 안전하게 옮겨놓는 것 그것이 본당의 역할일까?
  본당에 젊은이들, 학생들이 잘 안 보인다고 다들 이야기한다. 한 개 지구의 본당이 연합을 해서 행사를 해도 옛날 한 본당 규모의 학생들 숫자보다 적게 모인다. 이를 놓고 사목자의 열성이나 신앙인 각 개인의 열심함의 정도를 논하면 안 된다. 예비신자 숫자의 감소, 냉담자의 증가, 주일미사 참석자 수의 감소 등도 같은 모양이다. 말하자면 본당은 세상의 물결들로부터 차단된 방주가 아니다. 오히려 파도의 숫자만큼 흔들리고, 바람의 모습처럼 출렁이는 풍랑 속의 배(마르 4, 37 참조)이다. 고용불안, 성적위주의 학교정책, 격화되는 빈부격차, 장시간 노동, 노령 인구의 증가, 여유 없는 삶 등등의 파도는 본당에 여과 없이 부딪힌다. 그리고 이런 파도를 맨몸으로 맞고 있는 그 사람들이 본당에 와 있다. 그래서 단지‘더 열심히 살자’는 옳은 해결책이 못 되는 것 같다.
  교회가 세상의 윤리적 위협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대처해 왔듯이 세상의 사회적 현상들이 만든 파고들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는 없을까? 지금 맞고 있는 파도를 공부해서 다음에 올 파도를 미리 예상할 수는 없을까? 아니 더 나아가서 그 파도를 미리 조정할 수는 없을까? 
  대통령 선거날이 다가왔다. 우리 교우들이 신앙생활 하기에 좀 편한 물결을 누가 만들어 줄까? 지쳐있는 학생들과 젊은이들을 느긋한 마음으로 본당으로 돌아오게 할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일까? 그런 관점으로 후보들을 쳐다본다. 선거날을 그렇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출렁이는 작은 배에 앉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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