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니 좋았다

가톨릭부산 2017.11.08 10:24 조회 수 : 73

호수 2460호 2017.11.12 
글쓴이 김명선 신부 

보시니 좋았다
 

김명선 신부 / 전포성당 주임 johnkms@hanmail.net
 

  본당 공동체 안에서 유일하다고 할 정도로장기집권(?)을 용인하는 직책이 있으니 바로 구역장, 반장의 자리가 아닌가 여겨진다. 본당마다 20년을 훌쩍 넘게 반장 일을 맡아 수고하고 계신 분들도 꽤나 된다. 다른 직책이나 자리에서 그렇게 오래도록 일했으면 무슨 비리 같은 건 없는지 눈을 부릅뜨고 살폈을 텐데도 구역장, 반장은 당연한 듯 생각한다. 모두가 꺼리고 또 묵묵히 봉사만 하는 자리라 오래 할수록 고마울 뿐이다. 

  소공동체 봉사자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이 많기에 해마다 연수나 피정을 계획하고 활성화를 꾀한다. 올해는 환경피정을 하고 싶어 평창에 있는 생태마을에서 피정을 하겠다고 청하기에 기쁜 마음으로 허락을 했다. 일찍 신청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며 서둘러 준비를 했는데 환경의 소중함을 생각하며,“보시니 좋았다”(창세 1,25)라는 주제로 한단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얼마나 사랑하며 만드셨는지. 사랑으로 멋지게 만든 세상을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아보고, 환경을 사랑으로 대하는 법을 배우고자 함이 목적이라고 은근히 자랑하는 모습이 밉지가 않았다.

  이른 새벽 시간에 떠나며 강복을 청하기에 시간을 맞춰 나갔더니 뭐가 잘못됐나 싶을 정도로 너무 조용하였다. 성당에 들어서 보니 한 사람도 빠짐없이 조용히 성체조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인원이 떠나기에 당연히 웅성웅성하리라 생각했건만 모두가 피정에 임하면서 마음 자세가 사뭇 경건해 보였다. 강복 후에는 조용히 성전을 나와 침묵 중에 차를 타고 출발했다. 돌아오시는 중에 소감을 나누는데 모두 더없이 좋은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준비된 자세로 수고를 아끼지 않는 그들의 숭고한 마음에 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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