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의 숨결

가톨릭부산 2017.02.01 10:17 조회 수 : 60

호수 2420호 2017.02.05 
글쓴이 김명선 신부 

성장의 숨결

김명선 신부 / 전포성당 주임 johnkms@hanmail.net

  매서운 추위가 극성을 부리고 있건만 오후 시간이 되면 성당에서는 와글와글 아이들 떠드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겨울 방학을 이용해서 첫영성체를 준비하는 어린이들이 교리에 나오기 때문이다. 조잘조잘 잠시도 쉬지 않고 담소를 나누고, 서로를 부르고 놀이를 하며 지르는 고함소리가 맞물려 정신이 하나도 없을 정도다. 그럼에도 그 소리가 아름답게만 들린다. 아이들이 방학임에도 학원 가느라 주일미사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는데, 첫영성체를 위하여 모든 것을 포기하고 교리에 참여하는 열 명이 넘는 어린이들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보기만 해도 절로 웃음이 나온다. 이제 교리를 시작한 지 보름이 넘었으니 수녀님께서 찰고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는지 녀석들은 나를 보기만 하면 잽싸게 달려와서는 넙죽 인사하고 매달린다.“우와! 신부님! 찰고 때 무엇을 물어보나요. 저에게는 쉬운 것 물어보세요. 꼭 그렇게 해주세요.”숨도 쉬지 않고 말을 던지고는 애처로운 눈으로 바라보면서 합격시켜 달라고 애걸을 한다.  
  아이들은 월요일 새벽 미사와 평일 저녁 미사에 참여하기로 약속을 했나 보다. 어린아이들의 특성상 잠시도 가만히 있기 힘이 들건만 녀석들은 미사 시간 동안에 두 손을 꼭 모으고 의젓하고 진지하게 미사에 참여한다. 특히 월요일 새벽 미사 시간에는 너무 일찍 일어나서인지 부스스하기 그지 없건만 정성을 모은다. 그래도 찾아오는 졸음을 견디지 못하고 꾸벅꾸벅 졸면서도 강론시간에 질문을 하면 씩씩하게 대답들을 한다. 제법 의젓한 대답을 들으면 흐뭇한 마음에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한다. 미사 후에는 수녀님께서 따뜻한 코코아랑 과자를 준비해서 그들에게 주면 신이 나서 어찌할 줄을 모른다. 첫영성체를 준비하면서 녀석들은 예수님과 친구가 되어 쑥쑥 자라는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 빛으로 가득한 환한 세상을 보는 듯하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마태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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