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기쁨

가톨릭부산 2017.04.12 11:40 조회 수 : 60

호수 2430호 2017.04.16 
글쓴이 김명선 신부 


부활의 기쁨

 

김명선 신부 / 전포성당 주임 johnkms@hanmail.net

 

  늦은 밤 아무도 없어야 할 시간에 성전에서 장엄한 미사곡 소리가 들려온다. 여성의 아름다운 소프라노 소리와 맑고 깨끗한 알토 소리 그리고 남성의 중후하면서도 넓게 울리는 테너 소리와 낮으면서도 깊은 맛을 주는 베이스 소리가 어우러져 멋진 화음을 이룬 감미로운 소리가 들려온다. 그 소리에 끌려 가만히 다가가면서도 가슴 저 밑에서부터 다가오는 뿌듯한 마음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힘든 직장 생활과 자신의 일과로 지쳐있을 시간임에도 부활을 준비하려고 마음을 모아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는 그들의 노력과 정성이 가득 담긴 노랫소리가 멋지게 어우러져 들려오기 때문이리라.

  대축일 미사곡을 라틴어로 하면 좋겠다고 지휘자께 뜻을 전했더니 멋진 곡을 선정하여 준비하시는 모습이 여간 정성들이 아니다. 처음 라틴어 성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악보를 보면서 소리를 내기에 급급하던 그들이 이제는 능숙하게 부르며 가사 하나하나에 감정까지 실려 있으니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 없는 시간을 쪼개어 너나 할 것 없이 지휘자를 중심으로 하나가 되고, 약간 부족하다 싶으면 파트 연습을 위하여 삼삼오오 모여서 목청을 높이더니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한 것이다. 음악을 전공하지도 않았건만 성가에 폭 빠져 멋지게 만들어가는 그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가득하다. 모두가 자신을 드러내려고 하지 않고 서로를 도우면서 부르는 노래가 전례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 튀지 않고 서로를 배려하며 어우러지니 진한 감동까지 더한다. 정성으로 모아진 하나하나의 소리는 마음 안에 모여 감미롭고 애잔한 소리가 되어 천상의 소리처럼 들린다. 모두의 정성과 노력이 모여 전례에 참여한 모든 이들의 마음에 가득 퍼지는 감동을 주리라 믿는다. 그 감동이 우리의 마음 안에서 부활의 기쁨이 되어 아련히 젖어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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