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443호 2017.07.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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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강정웅 신부 |
차 한 잔을 건네는 마음
강정웅 신부 / 반송성당 주임 k-joyce@hanmail.net
주일 미사에 참례하러 성당에 왔을 때 처음 만나는 교우가 활짝 웃으며 반겨준다면 주일 하루가 신나고 즐거울 것입니다. 반면에 잔뜩 찡그린 얼굴을 하거나 무표정한 얼굴로 인사는커녕 모른 척 지나쳐버리는 교우를 만난다면 왠지 모를 씁쓸함으로 주일을 시작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예전에 호탕하게 웃고 계신 예수님의 얼굴이 그려진 성화를 보면서 예수님의 환한 웃음으로 제 마음이 따뜻해지고 환해지는 체험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복음화된다는 말은 복음 말씀대로 실천하며 살아간다는 것이고, 궁극적으로 예수님을 닮는 것을 뜻합니다. 예수님을 닮으려면, 우리의 마음을 예수님처럼 사랑으로 가득 채워야 하고 그 사랑을 이웃과 나누어야 합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사랑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우리 본당에서는 매 주일 교중미사 후에 차 나누기를 합니다. 제 단체에서 돌아가며 차 나누기 봉사를 하는데, 커피와 율무차를 교우들에게 건네는 그들의 모습이 무척 인상 깊습니다.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환하게 웃으며 다정하게 차 한 잔을 건네는 것입니다. 비록 차 한 잔일지 모르지만, 그 한 잔의 커피와 율무차에 담겨있는 사랑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음을 봅니다.
진심은 통한다는 말처럼 상대방을 향한 사랑의 마음으로 정성껏 차 한 잔을 건네듯이 우리가 평소에 만나는 이들을 대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복음화는 결코 거창한 데 있는 것이 아니라,‘차 한 잔을 건네는 마음’으로 활짝 웃으며 이웃을 반겨주고 환대하는 그 가운데 있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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