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이 우리 집 아닙니까?

가톨릭부산 2016.12.28 10:45 조회 수 : 162

호수 2415호 2017.01.01 
글쓴이 강정웅 신부 

본당이 우리 집 아닙니까?

강정웅 신부 / 반송성당 주임 k-joyce@hanmail.net

  우리 본당 어르신 한 분을 소개하려 합니다. 연세가 많으심에도 당신 몸 아끼지 않으시고 이제나저제나 본당 걱정이 많은 분이십니다. 본당 건물이 오래되어서 여기저기 페인트칠이 벗겨진 곳이 있으면,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자발적으로 페인트칠을 하고 계십니다. 궂은 날씨라도 상관없이 본당 안에 당신이 해야 할 일이 보이면 그저 묵묵히 손에 연장을 들고 일을 하고 계십니다. 수고비를 드리는 것도 아닌데 본당일이라면 누구보다 먼저 앞장서서 모범을 보이시는 모습에 본당 사목자로서 큰 감동을 받습니다.
  어느 날 어르신께 여쭤보았습니다. 이날도 땀을 뻘뻘 흘리시며 담벼락의 페인트칠이 벗겨진 곳에 페인트칠을 하고 계셨습니다.“매번 이렇게 일하시는 게 힘들지 않으십니까?” 저의 질문에 어르신께서는 엷은 미소를 지으시며 이렇게 대답하시는 것이었습니다.“신부님, 본당이 우리 집 아닙니까? 우리 집 일이라고 생각하면 하나도 힘든 게 없습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인데요.”
  어르신의 대답에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습니다. 어르신은 평소에 본당을 자신의 집처럼 생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제야 평상시 어르신의 모든 행동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본당을 자기 집이라고 생각한다면 본당을 위해 하는 일이 그 어떤 일이라 해도 자발적으로 기쁘게 할 수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본당을 자신의 집처럼 생각하며 늘 아끼고 가꾸는 어르신 덕분에 우리 본당 곳곳은 언제나 환하게 빛이 납니다. 힘든 일을 하시면서도 늘 밝게 웃으시는 어르신의 모습에서 참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봅니다. 본당 사목자로서 감사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번호 호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36 2461호 2017.11.19  기쁜 소식이 머무는 ‘보금자리’ 강정웅 신부  230
35 2455호 2017.10.08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강정웅 신부  164
34 2450호 2017.09.03  주보를 통해 전해지는 사랑 강정웅 신부  132
33 2443호 2017.07.16.  차 한 잔을 건네는 마음 강정웅 신부  168
32 2438호 2017.06.11  차곡차곡 쌓여가는 기도 강정웅 신부  105
31 2435호 2017.05.21  성가정의 축복 강정웅 신부  135
30 2426호 2017.03.19  돌아온 기쁨, 맞이하는 기쁨 강정웅 신부  78
29 2421호 2017.02.12  어떤 일이 있더라도 주님을 떠나지 않기를 강정웅 신부  155
» 2415호 2017.01.01  본당이 우리 집 아닙니까? 강정웅 신부  162
27 2460호 2017.11.12  보시니 좋았다 김명선 신부  149
26 2454호 2017.10.01  작은 꽃들의 합창 김명선 신부  193
25 2448호 2017.08.20  하나 됨을 향한 젊은이들의 노력 김명선 신부  79
24 2442호 2017.07.09  철부지 어린이처럼 김명선 신부  85
23 2437호 2017.06.04  다양성 속의 일치 김명선 신부  90
22 2430호 2017.04.16  부활의 기쁨 김명선 신부  60
21 2425호 2017.03.12  주님 안에서의 변화 김명선 신부  106
20 2420호 2017.02.05  성장의 숨결 김명선 신부  101
19 2413호 2016.12.18  함께 하여 좋아라! 김명선 신부  110
18 2456호 2017.10.15  본당을 위한 제언(3) - 사람 김상효 신부  154
17 2451호 2017.09.10  본당을 위한 제언(2) - 공유 김상효 신부  107
색칠하며묵상하기
공동의집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