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 속의 일치

가톨릭부산 2017.05.31 10:29 조회 수 : 90

호수 2437호 2017.06.04 
글쓴이 김명선 신부 

다양성 속의 일치

 

김명선 신부 / 전포성당 주임 johnkms@hanmail.net

 

  미사가 끝나고 밀물처럼 빠져나가는 신자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모두가 각자의 특성을 지니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런 모습들이 일이나 활동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오늘은 본당 대청소의 날이다. 교중 미사 후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각자가 준비한 도구를 들고 삼삼오오 성전으로 다시 들어온다. 빈손으로 들어와 의자의 방석이며 카펫을 모아서 밖으로 가져나가서 먼지를 터는 팀, 몽둥이로 툭툭 쳐서 뽀얀 먼지가 가득하건만 그 속에서도 웃음의 여유를 갖으시는 할머니들과 성전 의자를 한쪽으로 모으고 빗자루로 바닥을 야무지게 쓰는 분들까지 모두가 정성을 모으고 있다. 한편에서는 할머니를 따라 온 꼬마 손주 녀석이 빗자루를 들고 뒤뚱거리면서 다가오기도 한다. 대걸레를 들고서 바닥을 닦는 어르신들과 성전 의자를 닦아 반짝반짝 윤기가 나도록 깨끗하게 만드시는 분들도 있다. 그런가 하면 긴 사다리와 짧은 사다리를 준비해서 제대 위의 고상을 닦고 높은 벽에 있는 먼지를 털고 물걸레질을 하고 마른 수건으로 마무리하면서 서로의 호흡을 맞추는 젊은 친구들의 모습, 천정의 전등이며 구조물 구석구석까지 빠짐없이 손길이 닿는다. 위험한 장소에서 청소하는 이들을 바라보면서 흐뭇하고 고마움이 가득하지만 한편으로는 아무런 사고 없이 마무리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가슴이 조마조마하기도 한다. 팀별로 힘을 모으고 어르신들도 당신들이 하실 수 있는 부분에서 힘을 보태신다. 각자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장소에서 필요한 일들을 하는데 서로 비슷한 연배끼리 모여 있음이 재미있고 신비롭다. 누가 지시하거나 통제하지 않음에도 스스로의 역할에 충실한 모습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에는 거저 웃음이 가득하고 서로가 서로를 위해서 배려하는 마음으로 충만해 보인다. 모두 다른 모습이건만 사랑으로 행하는 마음이 모이니 하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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