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539호 2019.04.21 
글쓴이 천주교부산교구 
유사종교에 어떻게 빠지게 되는 것일까
 
   유사종교에 빠진 사람들에게 우리는 이런 의문을 가집니다. 우리 눈에는 속내가 뻔히 보이는 행동을 하고, 상식 수준을 벗어난 요구를 하는 교주에게도, 어떻게 여전히 무한한 신뢰를 보이며 자신들의 삶을 내맡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입니다. 마음에 큰 상처가 있거나 일상생활에서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가 그곳에서 큰 위로를 받아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사이비 교리가 어떤 이유에서든 그들이 처한 상황에 잘 맞아떨어져서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물론 강제로 끌려간 것이 아닌 이상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것이기에, 가장 큰 원인은 당사자 개인에게 있지만, 그 사람을 둘러싼 환경적 요인들도 분명히 크게 작용합니다. 단지 한 개인의 문제로만 여길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물질 중심적이며 경쟁 위주의 우리 사회 분위기와 점점 더 발전해가는 과학기술은 우리의 삶을 점차 개인 위주로 변화시켜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흐름에서 뒤처지거나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점점 더 큰 외로움을 느낍니다. 반면, 유사종교는 특히 처음 입교하는 사람들에게 공동체가 넘치는 돌봄과 관심을 보여줍니다. 이것이 특히 외로움에 빠져있던 이들에게는 아주 큰 위로가 됩니다. 또한 기존 종교 안에서는 제대로 풀리지 않았던 의문과 마음속 공허함이, 그들이 짜 맞춘 잘못된 성경 풀이를 통해 채워지는 경험을 합니다. 부족하고 나약한 인간에게 전지전능한 신(神)에 관한 의문과 관심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임에도 불구하고, 물질·과학 중심의 우리 사회에서는 신앙인들조차도 제대로 된 질문을 하거나 그 답을 기다리며 기도할 여유를 제대로 갖지 못한 채 살아가는 게 현실입니다. 그러므로 유사종교에 빠진 사람들을 비난하고 탓하기보다, 우리 사회가 가진 이러한 어려움을 함께 아파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나 혼자만을 위한 신앙생활이 아니라 내 주위에 외롭고 힘든 사람들에게도 ‘우리’의 신앙이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도록, 건강한 신앙공동체를 함께 만들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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