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회 성서 주간 (2016. 11. 20~26) 담화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루카 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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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교형 자매 여러분! 

우리는 올 한해 아주 특별한 은총 속에서 살았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원죄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인 2015년 12월 8일에 “자비의 특별 희년”을 선포하시고 「자비의 얼굴」이라는 희년 선포 회칙을 반포하시어 온 교회 신자들이 하느님 자녀로서 하느님 자비를 묵상하며, 실천하려 노력하면서 은총 속에 살았다고 생각됩니다.

 

2016년 그리스도 왕 대축일, “자비의 특별 희년”이 끝나는 날에 성서주간의 시작을 맞는 우리는 보다 깊은 자비의 영성으로 성서주간을 맞이합니다. 희년이 시작될 때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희년의 끝을 바라보며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그날 성문을 닫을 때, 우리는 그 무엇보다도 우리에게 이렇게 특별한 은총의 시간을 주신 성삼위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을 것입니다. 그때 우리는 … 모든 사람에게 당신의 자비를 아침 이슬처럼 내려 주시기를 빌 것입니다.”(5항)

 

교황님 말씀처럼 한 해 동안 하느님의 자비를 가득 입은 우리는 마음에서 솟아오르는 감사의 정으로 삶 속에 담긴 하느님 자비를 구구절절 노래합니다.

 

“주님을 찬송하여라, 좋으신 분이시다.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

우리가 비천할 때 우리를 기억하셨다.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원수들에게서 우리를 해방시키셨다.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모든 육신에게 빵을 주시는 분을.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시편 136,1.23-25)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회칙 「자비의 얼굴」에서 “자비는 결코 정의와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 죄인에게 다가가시는 하느님의 활동”(21항)이며, 죄인에 대한 한없는 용서로 관계를 유지하시는 자비를 말씀하셨습니다. 인간과 사랑의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당신 자신을 몽땅 내어주시는 한없는 하느님의 사랑, “하느님의 정의는 용서입니다”(20항)

우리는 성경 공부를 통해 하느님 자비의 얼굴을 만납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에서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성경 안에서 사랑으로 당신 자녀들과 만나시며 그들과 함께 말씀을 나누신다”(계시헌장 21항)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성경을 통해 하느님을 만납니다. 기도가 동반되는 성경공부로 성령의 은총에 힘입어 하느님을 만납니다(계시헌장 25항 참조).

 

우리 모두 하느님을 만나고 싶은 열망으로 성경을 대하면 분명히 하느님을 뵈옵고 그 사랑과 자비에 힘입어 “아버지처럼 자비로이” 우리에게 고통을 주는 이들에게까지 관대하게 자비를 베풀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너희가 알았더라면, 죄 없는 이들을 단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마태 12,7)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성경은 하느님 자비의 양식입니다. 언제나 하느님 자비의 양식을 먹을 수 있는 우리는 얼마나 복된 사람들인지요. 매일 육신의 양식을 찾아먹듯 영혼의 양식인 성경을 날마다 열심히 먹고 자비의 살을 찌우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내가 너에게 자비를 베푼 것처럼 너도 네 동료에게 자비를 베풀었어야 하지 않느냐?”(마태 18,33)고 매정한 종을 질책한 주인의 분노를 피하시기 바랍니다.

 

교형 자매 여러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베푸신 하느님 자비에 감사드리고 그 자비를 마음 깊이 새기며 더욱 많은 이들이 풍요로운 말씀의 식탁에 초대되어 생명의 말씀을 듣고 나누고 하느님 자비를 체험하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모든 형제자매들이 올 한해도 열성을 다하여 구원의 복음을 널리 선포하시기 바랍니다.

   

2016년 11월 20일

그리스도 왕 대축일에

주교회의 성서위원회 위원장 손 삼 석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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