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573호 2019.12.15 
글쓴이 김무종 신부 

미션 파서블이기를 희망하며...
 

김무종 프란치스코 신부 / 멕시코 캄페체교구 선교
 

   선교사로 살기 위해 멕시코로 온 지도 이제 일 년 하고도 육개월이 지났습니다. 그 시간을 하나둘 되돌아보면 놀라움과 은혜로움의 연속이었습니다. 한 본당에서 보좌신부로서 이 년의 시간을 보내고, 다른 본당으로 발령을 앞두고 있던 때에, 뜻밖에 찾아온 선교사 지원 기회는 지금껏 저에게 값진 선물들을 듬뿍 안겨주고 있습니다. 사실 그때까지는 본당 사목만을 생각했지, 다른 소명에 헌신한다는 것은 전혀 생각지도 못 했기 때문에 이 우연이, 아니 이 섭리가 더 소중하게 다가오지 않나 싶습니다. 때로는 제가 어쩌다가 한국보다 열다섯 시간 느린 캄페체라는, 멕시코 내에서도 작고 가난한 주(州)의 한 본당까지 오게 됐을까 놀랍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곳에서 만나는 형제자매들, 특히 아주 외진 마야 지역 원주민들을 만나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 또한 너무나도 신비롭고 엄청난 인연이구나 생각합니다.

   이곳 한국외방선교회 멕시코 지부에서는 시골 지역 본당 사목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사실 멕시코 내 사제의 수가 굉장히 많은 편이지만, 아직도 여전히 외진 곳에 위치한 본당에서 20개 정도의 공소를 돌며 미사를 집전하면서 진득하게 4~5년을 살 사제들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도시 본당에서 3개월 정도 적응 기간을 갖고 있지만, 저 또한 이후에는 시골 본당에서 활동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대개 많이들 생각하시는 의료사업이나 특별한 주민 지원 사업 같은 것들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제가 할 일은 한국에서처럼 다시 본당 사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에서 제가 느끼는 보람 또한 한국에서와 같습니다. 성사를 집행하고 병자들을 방문하고 교우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느끼는 그것입니다. 그럼에도 이곳에서 삶이 제게 더더욱 소중하게 다가오는 것은 아마도 문화도 인종도 다른 사람들과 만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 다름에서 오는 한계, 언어적인 한계도 있지만, 성령께서 나약한 우리를 도와주실 것이기에 이 모든 것을 이겨 내고도 남을 거라 확신합니다.


멕시코3.jpg

멕시코2.jpg

멕시코1.jpg

호수 제목 글쓴이
2573호 2019.12.15  미션 파서블이기를 희망하며... file 김무종 신부 
1980호 2009.02.15  케냐 수녀님의 기도 김루시아 수녀 
2009호 2009.08.27  특별한 인연 김루시아 수녀 
2690호 2022. 1. 30  지구촌의 모든 나라는 내 이웃이다 김동섭 바오로 
2534호 2019.03.17  나의 신앙이야기와 신학교에 입학하면서의 마음가짐 김동규 비오 
2492호 2018.06.10  생명의 무게 김도아 프란치스카 
2565호 2019.10.20  가장 낮은 곳을 택하여 김도아 프란치스카 
2614호 2020.09.13  선물같은 일상 김도아 프란치스카 
2649호 2021.05.02  노동과 생명의 가치 김도아 프란치스카 
2706호 2022. 5. 22  잠깐의 배려를 내어주세요. 김도아 프란치스카 
2742호 2023. 1. 29  “남이 너희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주어라.”(마태 7,12) 김도아 프란체스카 
2779호 2023. 10. 15  매주 만나는 하느님 나라 김도아 프란체스카 
2801호 2024. 2. 25  일상 속 작은 실천 김도아 프란체스카 
2697호 2022. 3. 20  하느님의 선물 김남수 루카 
2506호 2018.09.16  우리 집 성모님 김나현 가브리엘라 
2349호 2015.10.11  임마누엘 주님과 함께 다녀왔어요 김기영 신부 
2026호 2009.12.20  주님, 울게 하소서! 김기영 신부 
2031호 2010.01.10  내가 만난 예수님 김기영 신부 
2035호 2010.02.07  사제는 사제를 필요로 한다 김기영 신부 
2039호 2010.03.07  왜 자매교구인가? 김기영 신부 
색칠하며묵상하기
공동의집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