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의 기적

가톨릭부산 2015.11.04 08:54 조회 수 : 45

호수 2174호 2012.08.15 
글쓴이 하창식 프란치스코 

매일매일의 기적

하창식(프란치스코)

기도의 힘이든, 성인의 전구이든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던 일들이 가능하게 되었을 때에 우리는 그 현상을 기적이라고 부릅니다. 기적을 체험한 분들의 신앙고백을 가끔 듣습니다. 그럴 때면,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면서도 그분들에게 부러움을 느끼는 이웃이 적지 않습니다. 신앙생활 하면서 그들과 같은 기적을 체험할 수 있다면 신앙의 열정이 훨씬 더 뜨거워질 텐데 하고 말이지요. 저도 그런 사람 중 한 사람입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이나, 토마스 머튼의 ‘칠층산’ 등의 신심 서적들을 통해 영성 깊은 성인이나 수도자들의 삶을 들여다봅니다.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온 기적도 없진 않지만, 우리들의 전 생애에 걸쳐 매일매일 하느님의 섭리와 은총이 이루어지고, 그런 삶 자체가 기적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그분들의 삶을 통해 어렴풋이나마 느끼게 됩니다. “성경을 더 열심히 읽고 더 많이 묵상하라. 간절히 기도하라. 그러면, 그 전에 보이지 않던 기적들이 조금씩 눈에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라고 그분들은 말합니다. 난치병의 비의학적 치유와 같은 놀라운 기적이 아니더라도, 일상의 일들이 매 순간 기적의 연속일 수도 있다고 믿고 받아들일 때, 기적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나에게 다가온다는 사실을 일러줍니다. 
뜻하지 않은 기쁜 일이 주어졌을 때, 그것이 자신의 능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주신 은총이었고 그 가운데 하느님의 기적이 일어났음을 늦게라도 깨닫는 수는 간혹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에게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가슴 아프고 불행한 일, 괴로운 일들조차 하느님의 은총이라고 받아들이기는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지만 슬픔과 괴로움까지도 하느님과 함께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을 거듭하다 보면, 그보다 더 큰 괴로움과 고통이 아닌 것만 해도 자신에게 주어진 기적이었음을 언젠가는 받아들일 수 있겠지요? 
어디선가 들었던 말씀 내용입니다. 머리로 하는 기도가 아니라 온 몸을 바쳐 기도할 때 기적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그것도 온 마음으로 감사를 드리며 기도를 바쳐야 한다고 합니다. 신앙생활 하면서 이런저런 기적을 맛보기가 쉽지 않은 것을 보니 저 자신, 기도가 많이 부족한 가 봅니다. 
오늘은 어제 죽어간 그분들이 그토록 맞이하고 싶어 하던 내일이라지요? 그러니 오늘, 하늘로 오르신 성모님을 기리는 대축일 미사에 건강한 몸으로 참례하고 있는 것만 해도 주님의 크신 은총이며 기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을 덤으로 선물해 주신 하느님을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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