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지금 어디에...

가톨릭부산 2019.05.15 09:56 조회 수 : 35

호수 2543호 2019.05.19 
글쓴이 윤경일 아오스딩 

그들은 지금 어디에...
 

윤경일 아오스딩 / 좌동성당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사에 파묻혀 살다보면 일 년 전의 일은 고사하고 일주일 전의 일도 까마득히 잊어버리게 됩니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릴 게 아니라 한번씩 뒤를 돌아보는 여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4월 이 땅에는 무수한 사건이 있었지만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뉴스가 있었는데, 아랍의 낯선 이방인들이 입국한 사건이 바로 그것입니다. 처절한 전쟁을 피해 561명의 예멘인들이 무비자 제도를 이용해서 제주도에 들어왔는데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국제구호단체 일을 맡고 있는 저로서는 머나먼 아프리카 땅도 마다하지 않고 가면서 국내에 들어온 난민들의 상황이 마음에 걸려 제주도 현지를 찾아가 보았습니다. 그들이 이 땅에 들어왔을 때부터 도움을 주어왔던 제주교구 나오미센터를 방문했고, 이시돌목장의 마이클 신부님을 만났고, 할랄 식당을 운영하는 사장님도 만나보았습니다.  

   처음으로 제주도에 낯선 아랍인이 대거 들어오자 찬반양론의 의견이 대립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반대 여론이 좀 더 강했는데, 이유는 일자리를 찾아서 들어온 가짜 난민의 가능성이 있고, 국민세금으로 정부가 과도한 지원을 한다고 불만을 제기했고, 또 난민들로 인한 사회불안과 범죄발생 가능성 등이었습니다.

   시간은 흘렀고 작년 12월 법무부는 난민 신청자 중 412명을 인도적 체류허가자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그들로 인한 사회적 위기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한국은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했지만 실제 난민수용은 아주 인색한 편입니다. 분명한 것은 앞으로 난민 문제는 확산될 가능성이 커서 개별국가가 배타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기보다 국적과 시민권을 넘어서서 인류 공동체가 함께 포괄적 공존의 해법을 찾기 위해 고민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난민의 날을 맞아 “우리는 가난한 사람 안에서, 버려진 사람 안에서, 난민 안에서 예수님을 만납니다. 두려움이 우리로 하여금 궁핍한 이웃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합시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모든 이가 평화롭게 사는 길은 어디에 있을까요? 분열과 대립, 혐오가 아니라 포용과 이해, 사랑으로 함께 할 때 진정 우리 앞에는 평화의 길이 열리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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