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538호 2019.04.14 
글쓴이 김윤경 엘리사벳 

블루 프렌즈... 새로운 순례의 길
 

김윤경 엘리사벳 / 남천성당
 

   2018년 3월 12일은 부산가톨릭평화방송 후원 홍보 봉사단체인 블루프렌즈가 탄생한 날이다. 봉사자들은 담당 신부님 혼자 교구 안의 모든 행사에 스티커 홍보하시는 모습을 보고 안타깝게 생각해 왔던 분들이라 그런지 언제 방송국이 문닫을지 모르지만 일단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 보고 나머지는 주님께 맡기자며 부산가톨릭평화방송의 푸른 이미지와 친구들이라는 의미로 ‘블루프렌즈’라고 이름 지었다. 아직 6살밖에 되지 않은 가톨릭 신자였던 나는 경력이라고는 본당에 매일 미사를 다닌 것밖에 없었지만 나이가 가장 어리다는 이유로 총무를 맡게 되었다.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하고 시작은 했지만 이렇게 큰일을 내가 감당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이 또한 그분의 부르심인가?”하며 짧은 신앙생활 동안 가장 든든한 배경이었던 주님을 믿고 각오를 다졌다.

   블루프렌즈 봉사는 후원 홍보 미사를 허락받은 본당을 방문하여 미사를 집전하시는 신부님을 돕는 체제로 시작하였고, 그에 필요한 모든 물품 준비에 블루프렌즈 봉사자들은 자신들이 가진 재능을 기부하고 의견을 모아가며 하나씩 하나씩 본당 홍보행사를 만들어 나갔다. 덕계성당 홍보미사를 시작으로 거의 모든 주말을 봉사에 참여하게 되었고, 나는 블루프렌즈가 되기 전 주말마다 전국 성지순례를 하는 대신 지금은 부산교구 본당들을 방문하게 된 것이다. 봉사에 참여하면서 굽은 허리와 거친 손으로 오늘 가지고 온 돈이 이것밖에 없다며 잔돈까지 긁어 손에 쥐여 주시며 꼬옥 방송국이 없어지지 않게 해달라고 하셨던 어떤 자매님의 눈물 어리신 모습에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전쟁 같다고 느끼던 내 가슴속 깊은 곳에서 주님의 사랑이 차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십시일반 후원에 동참해주시는 분들을 통해 교회공동체의 사랑과 주님 안에 우리 모두가 하나임을 느낄 수 있는 과정이었다. 이 과정을 통해 내가 가야하는 길, 부산가톨릭평화방송이 가야하는 길, 그리고 우리 교회공동체가 가야하는 길의 끝에는 주님이 기다리실거란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어떻게 가야할 지는 모르지만 이 모든 길은 주님을 향한 길임을 알고 블루프렌즈 봉사의 길 역시 순례길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준 일년이었다. 유럽의 유명한 순례길을 걷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공동체 안에서 함께 순례길을 만들어 가는 것도 큰 의미로 다가왔다. 이 여정이 모여 내 일생을 다해 걸어 가야하는 순례길 중 한 구간일 것이라는 생각에 이번 주말에도 주님 안에 우리 모두 더욱 사랑하게 되기를 기도하며 순례의 길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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