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목자의 목소리

가톨릭부산 2018.08.08 09:45 조회 수 : 89

호수 2501호 2018.08.12 
글쓴이 박주영 첼레스티노 

착한 목자의 목소리
 

박주영 첼레스티노 / 남천성당, 언론인 park21@chosun.com
 

   요즘 영화가에선 ‘신과 함께’란 영화의 인기가 111년 만의 기록을 깼다는 ‘한증막 더위’만큼이나 뜨겁습니다. ‘신과 함께-인과 연’이라는 이 영화는 개봉 5일 동안 540만 명을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고 합니다. 매일 하루 100만 명 이상이 영화를 봤다는 겁니다.
   역대 최단 시간 500만 명 돌파, 하루 최다 관객 기록(1,466,416명) 등 종전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중이랍니다. 작년 연말 개봉한 이 영화의 1편인 ‘신과 함께-죄와 벌’은 관객 1440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언론에선 “역대 관객 동원 1위인 영화 ‘명량’의 기록(1762만 명)을 뛰어넘을까?”, “1편과 2편을 합해 관객 동원 3000만 명의 대기록을 세울까?” 등으로 흥분을 하고 있습니다. 제 눈엔 이런 기록들보다 물질만능, 감각중심의 세태에 ‘신(神)’이란 글자가 들어가는 영화가 이렇듯 인기를 끄는 것이 의외로 비쳐집니다.
   물론 이 영화는 ‘신(神)’을 정통적으로 다루는 것은 아닙니다. 샤머니즘, 도교적 관점에서 본 저승의 세계를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만화적 상상과 영화적 흥미, 디지털 기술적 가공 등을 더해 관객몰이를 하고 있는 듯합니다.
   저는 이를 제 방식으로 다르게 읽어 봅니다. 티베트 불교에 ‘사자의 서’라는 경전이 있습니다. 티베트어로 ‘바르도 퇴돌’이란 불경입니다. ‘바르도’는 이 세계에서 저 세계로, 차안에서 피안으로 가는 사이에 있는 세계를 뜻한답니다. ‘바르도’는 우리말로 ‘중음천’쯤 됩니다. 영화, ‘신과 함께’에서 차태현 등이 지나가던 심판 단계와 비슷합니다.
   ‘퇴돌’은  ‘듣는 것을 통한 영원한 해탈’이란 의미랍니다. 이 두 단어를 합한 ‘바르도 퇴돌’은 ‘이 세계에서 저 세계로 가는 중간에서 한 소리를 들어 해탈을 한다’는 얘기가 된다. ‘사이의 세계에서 한 소리를 들어 환생과 업보의 악순환에서 벗어난다’는 정도의 뜻이라고 합니다.
   제가 훗날 세상을 떠나 저승으로 간다면 어떻게 될까요?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착한 목자이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도 나를 안다…그러면 그들도 내 음성을 알아듣고 마침내 한 떼가 되어…”(요한 10,14~16)
   저는 가장 먼저 저승의 어둠 속에서 주님의 목소리를 알아들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지금, 이승에서 성경을 읽고 묵상하며 기도를 많이 해야 합니다. 또 이웃 안에서, 미사에서 주님을 뵈려 노력해야 합니다. 교우들의 연도도 큰 힘이 되겠지요.

호수 제목 글쓴이
2810호 2024. 4. 28  나를 찾아오신 때 new 최옥 마르타 
2809호 2024. 4. 21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제61차 성소 주일 담화(요약) 프란치스코 교황 
2808호 2024. 4. 14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창식 프란치스코 
2807호 2024. 4. 7  나의 행복 리스트 한미현 에스텔 
2806호 2024. 3. 31  무덤을 허물고 일어나 탁은수 베드로 
2804호 2024. 3. 17  뿌리 찾기와 순교자 손숙경 프란치스카 로마나 
2803호 2024. 3. 10  참 삶의 길 윤경일 아오스딩 
2802호 2024. 3. 3  나에게 새로운 삶을 주신 분 유효정 마리스텔라 
2801호 2024. 2. 25  일상 속 작은 실천 김도아 프란체스카 
2799호 2024. 2. 11  신비롭게 연결되어 있는 인간의 몸처럼 손주희 레지나 
2798호 2024. 2. 10  배우고, 배운 것을 버리고, 새로 배우자! 원성현 스테파노 
2796호 2024. 1. 28.  “없는 이에게 베푸는 일을 미루지 마라.”(집회 4,3) 조수선 안나 
2795호 2024. 1. 21  연중의 삶 속에서 강은희 헬레나 
2794호 2024. 1. 14  새 사제 모토 및 감사인사 file 가톨릭부산 
2793호 2024. 1. 7  일상 가운데 함께 계시는 하느님 박수현 가브리엘라 
2791호 2023. 12. 31  세상을 건강하게 하는 백신, 성가정 우세민 윤일요한 
2785호 2023. 11. 26  제39회 성서 주간 담화 (2023년 11월 26일-12월 2일) 신호철 주교 
2783호 2023. 11. 12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 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마태 25,13) 최재석 사도요한 
2782호 2023. 11. 5  나만의 고유한 인생길 file 임성근 판탈레온 신부 
2781호 2023. 10. 29  아버지의 이름으로 탁은수 베드로 
색칠하며묵상하기
공동의집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