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름은 마야

가톨릭부산 2018.05.23 11:28 조회 수 : 64 추천:1

호수 2490호 2018.05.27 
글쓴이 오지영 젬마 

네 이름은 마야
 

오지영 젬마 / 반여성당, 시인 gemma784@hanmail.net
 

성모리아
  소년 레지오를 할 때부터 성모님에 대한 기도를 하게 되었다. 성모님을 통한 묵주기도를 알게 된 것이다. 처음엔 신기하기도 해서 묵주 한 알 한 알이 소중한 보물처럼 큰소리로 기도문을 따라 읊어갔다. 눈을 감고 있으면 성모님의 웃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렇게 시작된 묵주기도는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 성모님은 예수님을 잉태하면서, 십자가의 길을 걸으면서 묵묵히 인내하는 성모님이 서서히 내 안에 자리 잡았다. 어쩌면 엄마의 뱃속에서 성모님을 통한 엄마의 묵주기도 소리를 듣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꽃들이 만발한 계절에 엄마의 팔순여행을 준비하게 되었다. 버스를 빌려 가족들과 엄마 레지오 단원들, 지인들과 함께 가까운 지역으로 꽃구경을 갔다. 엄마의 밝게 웃는 모습들에서 아찔했던 기억을 더듬었다.
  몇 년 전 엄마는 담관암 진단을 받았다. 우연하게 맹장염 수술을 하다가 발견된 것이었는데 그때는 아무생각이 없었다. 수술하는 날은 묵주를 움켜쥐고 매달리고 있었던 기억밖에 없다. 엄마 레지오 단원들도 같이 기도하고 있었다. 청소년기에 엄마를 힘들게 했던 기억들이 엄마를 아프게 하지 않았나 자책하면서 눈물범벅으로 기도했었다. 그때 엄마는 같이 기도하자며 손을 잡고 안아주었었다. 엄마는 그랬다.
  이제는 엄마의 암 수치가 정상이라며 감사함으로 살고 있다.
성녀
  젬마성녀를 특별히 기억할 때는 축일이었다. 이태리말로‘보석’이라는 뜻을 지닌 성녀의 삶은 인내하는 생활을 통해서 죄악을 극복할 수 있음을 실천으로 가르치며 살아가신 분이다.
“처음으로 성체를 영한 그날‘누구든지 나를 먹는 자는 내 생명으로 살리라’하신 주님의 말씀을 잘 깨닫게 되었습니다.”
  죽는 날까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일 영성체를 했다는 성녀를 닮고 싶은 날이기도 하다.
  우리는 누군가를 닮고 싶어 한다. 특히 청소년기에는 더욱 그렇다. 매일 매일이 반복되는 똑같은 삶에서 남에게 보이기 위한 삶을 살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삶이라면 행복한 삶이 아닐까.
  네 이름은‘마야’라며 묵주에게 이름을 선물했다. 성모마리아와 엄마, 젬마성녀의 삶을 묵주기도를 통하여 닮고 싶은 바람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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