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선물
김남수 루카 / 하단성당
청년으로서 스스로 매주 미사에 나가고 신앙인의 의무를 지키려 노력해야 하는 것은 그저 선생님들과 신부님, 수녀님들의 지도 아래에 마냥 즐겁던 학생 때와는 많이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더 넓은 세상을 보게 되고 저의 흥미를 자극하는 즐거운 것들을 알게 되면서 이전에 지켜오던 것들에 소홀해지고, 그것들이 지루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세상의 새로움과 문화는 짜릿했고, 즐거움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렇게 세상이 저를 유혹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 유혹이 저를 부풀려 가던 어느 날, 제 마음에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그때는 여느 때와 같이 청년들의 문화를 즐기고 귀가하던 날이었습니다. 그토록 즐거웠던 시간이었는데 돌아가는 길이 너무나 공허하게 느껴졌습니다. 자리 잡은 공허는 떠날 줄을 모르고 하루가 다르게 버거워지고 외로웠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하느님의 선물이었다는 것을 오래 지나지 않아서 깨달았습니다. 저는 늘 그래왔던 것처럼 주일 미사를 드리려 자리에 앉아 미사 전에 묵주기도를 함께 바치고 있었는데 그 순간 제 마음이 외롭지 않음을 느꼈습니다. 또한 미사를 드리는 중에도 정말로 따뜻하고 온화한 마음을 품었음을 느끼고 체험하고 있었습니다.
얼마 뒤, 저는 한 신부님께 묵주기도의 신비 안에 계신 예수님과 성모님 그리고 요셉 성인에 대해 듣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잘 알지 못했던 성가정의 삶은 너무나 힘들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 삶 안에 녹아든 사랑과 하느님께 대한 믿음 그리고 그 모범은 제게 삶의 짐을 혼자 짊어지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고 주변의 가족들과 친구들, 늘 제 이름에 함께 했던 성인까지도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는 비록 아직까지도 미숙한 것이 많고 모르는 것이 많은 청년입니다. 그렇지만 이 부족함에 늘 함께해 주시는 예수님과 성모님 그리고 요셉 성인과 수호성인께서 함께 하심을 잊지 않고, 이제는 빈 마음에 따뜻함을 채우고 이 온기를 머금고 살아가려 합니다. 마지막으로 특별히 성가정의 수호자이신 성 요셉께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의로움과 믿음에 모범이 되어주시고 함께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