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콘읽기] 마리아, 엘리사벳 방문하심
이인숙 안젤라 / ‘그리스도의 빛’ 이콘스튜디오 대표
angela0917@hanmail.net
엘리사벳의 흰 머리색과 얼굴의 주름은 마리아보다 나이가 많은 언니 위치를 표현하고 있다. 또한 아이를 낳을 가능성이 희박한 나이의 엘리사벳의 임신이 주님의 섭리로 이루어진 일임을 상징한다.
나이 든 사촌언니의 해산을 위해 방문한 동생 마리아를 반갑게 맞는 엘리사벳의 두 손은 마리아를 감싸 안고 있으나 조심스럽게 표현되어있다. 이는 마리아의 방문을 기쁘게 맞이하고 있음과 동시에 마리아가 지존한 그리스도를 잉태하고 있음을 표현하고 있다.
엘리사벳이 마리아를 향해 무릎을 구부리고 있는 표현은 예수님의 잉태로 인하여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시므로 존경의 표현이다.
마리아의 뒤로 초록 잎이 무성한 두 그루의 나무가 있다. 큰 나무와 작은 나무는 마리아의 거룩한 잉태와 엘리사벳의 요한 잉태를 상징한다. 나무의 크기로 상징되는 의미는 비록 엘리사벳이 언니이며 세례자 요한을 먼저 출산하지만 존재로서의 큰 사람은 마리아의 태중에 있는 예수님이라는 것을 상징한다.
일반적인 이콘에서는 태중의 아기를 표현하지 않는 것들이 많지만 이 이콘에서는 마리아 태중의 예수님과 엘리사벳 태중의 세례자 요한의 태아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타원형은 자궁을 상징하며 ‘옥좌의 그리스도’의 원형이 되기도 한다. 예수님은 세례자 요한을 향해 강복의 손으로 축복을 하고 있다.
올해 성탄도 코로나로 인해 예수님 탄생의 기쁨을 마음껏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말고 이 불안한 현세의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믿는 마음으로 두배 세배 기도의 힘으로 이겨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 주보에서 이콘과 해설을 통해 부산교구 신자분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도 주님의 축복이었습니다. 희망으로 오실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며 항상 기뻐하고 이콘 작업 안에서 만나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