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은 희망입니다

가톨릭부산 2020.01.02 10:42 조회 수 : 17

호수 2578호 2020.01.05 
글쓴이 오원량 카타리나 리치 

1월은 희망입니다
 

오원량 카타리나 리치 / 시인, 온천성당 ryang0213@hanmail.net
 

오세영 <1월>
 

1월이 색깔이라면
아마도 흰색일 게다
아직 채색되지 않은
신의 캔버스
산도 희고 강물도 희고
꿈꾸는 짐승 같은
내 영혼의 이마도 희고

1월이 음악이라면
속삭이는 저음일 게다
아직 트이지 않은
신의 발성법
가지 끝에서 풀잎 끝에서
바람은 설레고

1월이 말씀이라면
어머니의 부드러운 육성일 게다
유년의 꿈길에서
문득 들려 오는 그녀의 질책
“아가 일어나거라
벌써 해가 떴단다.”

1월은
침묵으로 맞이하는
눈부신 함성 

 

   1월은 또 한 해가 시작되었다는 의미에서 마냥 기대가 가득합니다. 기도가 절로 납니다. 가장 추운 달이지만 가장 훈훈한 달입니다. 잊었던 사람과의 인사도 제일 많이 합니다. 뭔가 소원을 빌면 이루어질 것 같은 희망이 생깁니다. 행복합니다. 기쁩니다. 새로운 시작의 1월은 뒤돌아볼 곳이 없습니다. 앞만 보고 달릴 뿐입니다. 우리의 부푼 시작을 쓰러트릴려고 창밖에는 악마 같은 겨울바람이 저리도 심하게 불고 있습니다. 하지만 첫 시작만큼은 누구라도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기에 쉽게 쓰러지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지난날의 아픔이 있었다고 해도 1월이라는 시작이 잠시 아픔도 잊게 해 줍니다. 매서운 칼바람을 뚫고 고고한 매화가 피듯 우리의 아픔은 기쁨으로 피어날 것입니다.

   오세영 시인의 시 1월을 음미해 봅니다. 그렇습니다. 1월은 어떤 색도 가미되지 않은 순백의 흰색입니다. 이 흰색은 시작을 의미합니다. 아무런 색칠도 되어 있지 않은 하느님이 맨 처음 창조하신 하얀 세상에 우리는 이제 첫 발자국을 밟으며 또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귀를 기울여야 들리는 인자하신 어머니의 육성을 듣는 듯, 거룩한 말씀을 들으며 앞으로만 갈 일입니다. 밖은 추운 겨울이지만 우리의 가슴에는 거룩함이 깃든 따뜻한 달, 1월입니다. 1월의 태양은 더 눈부시고 빛이 납니다. 그 태양도 하느님이 만드신 작품입니다. 눈부신 태양을 바라보면 하느님이 우뚝 서 계신 모습도 보입니다. 희망찬 길을 펼쳐놓으시고 우리와 함께하시길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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