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독서를 하고,
레지오마리애 신단원교육이 있어서
신단원들을 8시20분 만나 네 분을 푸른나무교육관에 모셔다드리고
차를 해운대 집에 갖다 두고 또다시 교구청으로 향하는 지하철을 탔습니다.
해운대천주교아파트 매각 취소를 외치러 전 신자가 몸과 마음을 움직여야 했기때문입니다.
그리스도왕대축일
오늘은 교중미사 전에 내년 부활에 세례를 받을 예비신자들이 받아들이는 예식을 하는데
아쉽게도 제가 교리반에 인도한 20대의 자매를 위해 함께 하지도 못했습니다.
해운대성당에서 오전9시에 출발한 4대의 버스가 도착하고
집회신청을 한 이곳저곳에 유모차를 끌고 또 80대 연령의 어르신도 자리를 잡았습니다.
침묵시위와 '교구청은 천주교아파트 매각을 취소하라' 는 피켓을 들고 전단지를 전해드렸습니다.
안타까운 시선으로 보는 분, 못마땅하다고 노골적으로 밀치는 분
교우들끼리 있을 수 있는 일들인가요? 가톨릭에도 네 일, 내 일이란게 있었습니까?
어려운 일을 당한 이웃을 돌보고 배려하는 마음이 정말 그리웠습니다.
해운대성당이 오래도록 서 너개의 성당을 분리시킬때 돕지 않고 남의 일처럼 했다면
과연 저렇게 굳건하게 해운대 9지구 성당들이 자리잡을 수 있었을까요?
그 때는 교구에서 우리에게 지독히도 가족애를 내세우셨습니다. 기부금을 내고 바자회 티켓을 구매했고 지원했습니다.
천주교아파트가 아무리 외국 어느 부녀단체의 지원으로 매입된 땅에 지어졌다 하더라도
그 속에 벽돌을 날라 짓고 올리고 또 쌓아 어려운 분들이 들어갈 수 있는 터전을 만든 건
바로 옆에 있던 해운대성당이었습니다. 교구에서 나와 물을 한 번이라도 나르셨습니까? 밥을 한 번 지으셨을까요? 지시는 하셨겠지요
남천성당 교중미사를 위해 내려오시는 주교님을 뵜을 때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상황을 설명하느라 여기저기 외침이 되었고 울부짖음이 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우리들이 부당한 일을 당하면 아버지에게 달려가듯 어머니에게 달려가듯...
하지만 정작 그 반대의 상황이라니요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마냥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그러다 또 너무하십니다. 섭섭합니다 라는 말만 되풀이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들의 마음을 들으시겠다고 만들어주신 교구청에서의 자리는
잠시 사탕을 하나 받고 나온 기분이었습니다.
주교님! 기다리겠습니다.
우리들의 기도가 헛되지 않기를 바라며 주님의 답을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