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사람이여, 영원한 생명을 차지하십시오.”
김종규 신부 / 방어진성당 주임
우리는 하느님 나라를 향한 끝없는 여정 속에 있고, 주님의 말씀 안에서 기도와 묵상, 실천을 봉헌하며, 하느님 나라에 대한 희망과 기쁨을 간절히 청합니다. 주님께서 늘 하느님 나라를 천상 잔치이며, 하느님의 자비와 호의는 어느 누구에게도 배제되지 않고 열려 있음을 복음 곳곳에서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초대와 우리의 선택, 나눔, 그리고 그것을 누림, 그 안에 생명이 가득합니다. 그러나 하느님 나라를 등한시하거나 거부하면 죽음과 후회만이 놓여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 삶의 중심에는 항상 하느님 나라를 향한 간절함과 주님 가르침의 실천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부자와 라자로의 이야기는 빈부 격차와 차별에 대한 평등과 정의 실현을 넘어 하느님의 자비를 드러냅니다. 단순히 ‘부자는 자기만 세상에서 안락하게 살았기에 벌을 받고, 라자로는 고통과 고생만 가득했으니 안식을 얻는 것’이 당연하다는 식의 사고를 넘어서, 하느님의 자비와 그분의 나라가 중요함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물질적인 풍요를 넘어 영적인 충만의 완성이고, 모든 이에게 분명히 기회가 주어지며, 나아가서 참 행복은 재물이나 안락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모든 선과 사랑과 자비의 근원이신 하느님께 있음을 깨닫는 것입니다.
부자는 자기에게 허락된 재물이 본인을 위한 행복에만 쓰임에 만족하며 누군가의 고통을 외면함으로써 하느님의 현존을 깨닫지 못했고, 이에 반해 라자로에게는 자신이 기댈 곳은 오직 하느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저희의 희망이신 하느님, 하느님이 아니시면 굳셈도 거룩함도 있을 수 없고, 하느님만이 저희를 지켜 주시니, 풍성한 자비로 저희를 보살피시고 이끄시어, 저희가 지금 현세의 재물을 지혜롭게 사용하여, 영원한 세상을 그리워하게 하소서.”(연중 제17주일 다해 본기도)
우리에게 허락된 재화는 오직 하느님 나라를 위해 사용되어야 합니다. ‘외면’이 아닌 ‘함께’로, ‘소유’가 아닌 ‘나눔’이라는 선택에 분명한 주님의 뜻이 깃들어 있음을 우리 스스로가 진정 깨닫고 실천할 때, 우리 모두는 하느님 나라의 완성으로, 나아가 참된 구원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람이여, 영원한 생명을 차지하십시오.”(1티모 6,11ㄱ.12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