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를 좀 아는데...

가톨릭부산 2018.07.04 10:10 조회 수 : 203 추천:1

호수 2496호 2018.07.08 
글쓴이 최재현 신부 

내가 너를 좀 아는데...
 

   우리의 협력자이신 성령께서는 각자에게 다양한 은사를 주시어 공동체의 발전을 이루십니다. 그리고 누가 어떤 은사를 받고 어떻게 활동할지는 성령만이 아십니다. 또 성령의 은사를 받아 활동하는 ‘그’는, 나와 가까운 사람이거나 선배, 후배일 수 있고, 내 가족이거나 혹은 ‘나’일 수도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사람들이 듣든, 또는 반항하든 그들 안에 예언자가 있다는 사실만은 알게 될 것’(에제 2,5 참조)이라는 1독서 말씀처럼, 예언의 은사는 모두의 구원을 위해 누군가에게 반드시 주어지고 그들을 통해 말씀이 끝없이 선포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필요한 것은, 누군가에 의해 전해지는 말씀과 성령의 활동에 대한 ‘마음과 귀의 열림’입니다.

   그러나 우리 안에 마음과 귀의 열림을 방해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학연, 지연, 혈연 등의 연고를 따져, 나와 공통된 것이 있으면 잘 해주고, 없으면 무시하는 행동. 남자인지 여자인지를 구분하고 내 마음에 드는지 아닌지를 기준으로 삼는 것. 내가 어릴 때부터 너를 봐왔고 좀 아는데, 네가 아무리 뛰어나도 나에게는 코흘리개 어린이일 뿐이라는 생각으로 무시하는 것’ 등입니다. 사회적으로도 사람들의 이러한 생각과 행동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일으키고 상호 관계와 발전을 저해합니다. 또 신앙적으로는 성령의 활동과 말씀의 선포를 방해하기에 더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합니다.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친척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마르 6,4)고 하신 예수님은, ‘어릴 때부터 예수를 좀 안다.’는 고정관념과 선입견으로 당신을 무시하고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는 고향 사람들의 잘못을 지적하십니다. 그리고 그 행동은 하느님의 축복과 기적까지 방해한다는 것을 보여주십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성장과 변화를 주도하시고 구원의 말씀을 계속 선포하십니다. 주님 말씀이 내 귀에 들렸을 때, 말씀을 전하는 사람을 보고 고정관념을 앞세우면 구원에서 멀어질 것이고, 선입견을 내려놓고 그를 통해 전해진 주님 말씀에 마음과 귀를 열면 축복과 기적이 함께 할 것입니다.

   우리를 위해 여러 방법과 많은 사람을 통해 말씀을 전하시는 하느님의 역사하심을 바라보고, 주님 말씀에 더욱 귀를 기울여 은총과 축복 안에 살아가는 우리이기를 기도합니다.

호수 제목 글쓴이
2496호 2018.07.08  내가 너를 좀 아는데... file 최재현 신부 
2659호 2021.07.11  ‘회개하라고 선포하여라.’ file 최재현 신부 
2631호 2020.01.01  “죄가 많아진 그곳에 은총이 충만히 내렸습니다.”(로마 5,20) file 최윤호 신부 
2292호 2014.09.21  역설의 삶 최요섭 신부 
2504호 2018.09.02  틀 속에 갇혀 버린 하느님 file 최요섭 신부 
2658호 2021.07.04  목수의 아들이 아닌가? file 최요섭 신부 
2395호 2016.08.14  성모 승천 대축일 최승일 신부 
2574호 2019.12.22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 file 최승일 신부 
2758호 2023. 5. 21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file 최승일 신부 
2088호 2011.01.23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최성철 신부 
2442호 2017.07.09  감사합니다 file 최성철 신부 
2605호 2020.07.12  열매 맺는 신앙 file 최성철 신부 
2787호 2023. 12. 10  기다리는 마음 자세와 태도 file 최성철 신부 
2299호 2014.11.09  거룩한 시간과 거룩한 장소 최성욱 신부 
2512호 2018.10.28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file 최성욱 신부 
2036호 2010.02.14  늘 깨어 지켜라 최득수 신부 
2186호 2012.11.04  사랑은 명사가 아닌 동사 최득수 신부 
2336호 2015.07.12  지팡이 하나만 가지고 최득수 신부 
2026호 2009.12.17  행복한 신앙인인 성모님 최경용 신부 
2173호 2012.08.12  돈으로 살 수 없는 빵 최경용 신부 
색칠하며묵상하기
공동의집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