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생명을 위한 삶
이찬우 요셉 신부 / 하단성당 주임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리고 한 사회인으로서 이 세상에서 뒤떨어지지 않게 살려고 노력하다 보면 가끔 하느님의 계명을 어기지 않나 하는 의문이 들 때도 있고, 하늘나라를 위해서 무엇이 부족하며 무엇을 더 해야 하는가 하는 물음이 일어날 때도 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한 부자 청년이 예수님께 와서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하여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묻습니다.(마르10, 17∼30 참조)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계명을 소개하셨고, 그 청년은 그런 계명은 어릴 때부터 잘 지켜왔다고 자신 있게 대답합니다. 그때 예수님께서는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어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하셨습니다. 신앙의 삶에 자신감이 있던 청년은 율법을 잘 지킴으로써 구원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울상이 되어 돌아갔습니다.
이 청년이 하느님의 축복으로 여겨왔던 재산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자기 자신의 힘으로는 구원받지 못함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구원은 인간의 노력이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으로 주어지는 것이나, 이 구원된 생명은 현실에서 진리를 추구하고 사랑을 실행하는 삶을 통하여 드러나야 함을 깨우쳐 주십니다. 율법을 잘 지켜왔다고 자부하던 젊은이에게 예수님께서는 율법의 울타리 안에서 안주하는 삶을 뛰어넘어 하늘나라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사랑의 삶을 선택하기를 바라십니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은 하느님의 것이고, 나의 모든 것 안에는 항상 남의 몫이 함께 하고 있음을 생각하며, 언제나 하늘나라의 가치를 모든 것 위에 두고 정의와 사랑의 삶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지혜를 세상의 왕권이나 재산이나 금은보화보다 더 소중히 여겼던 솔로몬은 지혜를 선택함으로써 그 밖의 모든 것도 덤으로 얻었다고 지혜서는 전합니다.(지혜 7, 7이하)
우리 삶 속에서 살아계시는 주님의 말씀과 그분의 뜻을 찾고 주님과 함께 그 뜻을 구현하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고자 하는 자에게 율법의 테두리 안에서 자만하지 말고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살아가는 좀 더 적극적인 삶을 추천하십니다. 그러므로 구원의 은총을 믿고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정신을 이 세상에 구현하는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즉 자신만의 안전을 위하여 쳐 놓은 울타리를 넘어서 하느님의 사랑과 질서를 이웃과 이 사회 속에 실현해나가는 사람이 되도록 부름 받고 있음을 생각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