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049호 2010.05.16 
글쓴이 이찬우 신부 

승천하시어 우리와 함께 계시는 주님

이찬우 요셉 신부 / 하단성당 주임

오늘은 부활하신 예수께서 하늘로 오르셨다는 예수 승천 대축일입니다. 사도행전에서는 부활과 승천 사이 기간이 40일로 얘기되고 있습니다(사도 1, 3). 40일이라는 숫자는 부활하신 예수께서 새롭게 시작되는 교회의 시대를 위한 준비를 충분히 닦으신 후 하늘로 승천하셨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여기서 말하는 하늘은 공간의 개념보다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시는 존재의 개념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하늘로 올라가셨다는 표징은 우리가 감지할 수 없는 하느님의 위치로 돌아가셨다는 것입니다. 즉 인류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은 우리와 친교를 나눌 수 있는 인성을 지니신 채로 승천하시어 지금 천국에서 아버지와 영원한 일치를 이루시며 세상 곳곳에서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느님(임마누엘)의 위치로 돌아가신 것입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하늘의 하느님이 우리 안에 계시면 우리가 하늘이다.”라고 말했듯이, 부활하신 주님은 승천하시어 우리 각 사람 안에도 함께 계실 수 있는 분이 되신 것입니다. 이때부터 제자들은 주님을 감각적으로 보고 느낄 수 있던 시기를 지나, 믿음으로 그분 안에서 그분과 함께 생활하는 교회의 시대를 열어가야 했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볼 수 있는 어떤 것이나 기이한 어떤 사건을 통해서만 하느님을 만나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시도는 하느님을 이 지상적인 차원에 가두어 두려는 모습입니다. 보이는 어떤 형상은 하느님의 단편적인 모습만 보여줄 뿐 하느님 자신을 온전히 만나게 하지는 못합니다. 이 지상에 살고 있는 우리는 예수께서 보내주신 성령 안에서 그분이 보여주신 사랑의 마음으로 대상을 바라볼 때, 모든 것 안에서, 모든 사람을 사랑하시는 주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분은 보이지 않으나 우리의 인성을 지니신 채로 삼위 하느님의 위치로 가셨기 때문에 같은 인성을 지닌 우리 인간에게도 한없는 영광과 희망이 생긴 것입니다. 우리도 그리스도의 몸인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영광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깨닫는 것이 영적인 깊은 지혜이고 통찰력이라고 바오로사도는 말하고 있습니다(에페소서1,17이하).

즉 그리스도의 인성과 하나 되어 장차 우리가 받게 될 영광과 축복이 얼마나 큰 지를 깨달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영광된 축복은 세상이 뺏어갈 수 없는 희망이라 하였습니다. 이 희망은 우리가 사랑의 삶을 살 때 주님께서 이루어 주실 것입니다. 교회의 시대에 살고 있는 신앙인으로서 그분이 맡기신 인류구원의 기쁜 소식을 온 세상에 전해야 하는 사명을 예수승천 축일에 함께 다짐해 봅시다.

호수 제목 글쓴이
2379호 2016.04.24  사람이 하느님을 돋보이게 하는 일 이창신 신부 
2679호 2021. 11. 28  우리와 함께 하시지만, 다시 오시는 예수님 file 이창신 신부 
2049호 2010.05.16  승천하시어 우리와 함께 계시는 주님 이찬우 신부 
2183호 2012.10.14  영원한 생명을 위한 삶 이찬우 신부 
2347호 2015.09.27  감사와 나눔의 한가위 이찬우 신부 
2239호 2013.10.13  그대 감사의 삶을 살고 있는가? 이차룡 신부 
2464호 2017.12.10  너희는 광야에 주님의 길을 닦아라. file 이차룡 신부 
2742호 2023. 1. 29  행복의 조건 file 이주홍 신부 
2111호 2011.06.26  성체성사가 완성되는 곳 이정민 신부 
2265호 2014.03.23  하느님을 목말라 하십시오. 이정민 신부 
2626호 2020.12.06  대림절, 다시 시작되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file 이정민 신부 
2531호 2019.02.24  여러분은 원숭이입니까? 하느님의 자녀입니까? file 이재현 신부 
2721호 2022. 9. 4  하느님 나라는 치열한? 계산된 포기의 결과이다. file 이재현 신부 
2027호 2009.12.25  예수 성탄 대축일 이재혁 신부 
2389호 2016.07.03  오늘날의 순교의 삶 이재혁 신부 
2694호 2022. 2. 27  “편하고 따뜻한 마음” file 이재혁 신부 
2391호 2016.07.17  필요한 것 한 가지 이재원 신부 
2317호 2015.03.01  세상 속에서, 세상과 함께 이재석 신부 
2528호 2019.02.03  열린 귀, 열린 마음 file 이재석 신부 
2718호 2022. 8. 14  기도와 말씀, 사랑의 불 file 이재석 신부 
색칠하며묵상하기
공동의집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