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232호 2013.09.01 
글쓴이 김성규 신부 

바리사이, 이들은 지켜보고 있다.

김성규 안드레아 신부 / 성지성당 주임

예수님께서 어느 안식일에 바리사이들의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의 집에 초대를 받으셨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초대받은 이들과 함께 음식을 잡수실 때 있었던 일을 전해줍니다. 그리고 이들은 예수님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초대받은 이들이 윗자리를 고르는 모습을 바라보십니다. - 율법에 충실하기만 하면 의로운 줄 알고,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하는 바리사이와 율법교사들은 사회적으로도 대접을 받는 계층이었으니 어느 자리에 앉아야 하는지가 당연히 신경쓰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말씀하십니다. “초대를 받거든 끝자리에 가서 앉아라.”(루카 14, 10)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끝자리’는 단순히 공간적이고 물리적인 자리만을 뜻하진 않습니다. 하느님의 이름을 내세우는 우상의 자리, 유혹받는 자리를 경계하라는 말씀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이들에겐 귀에 거슬렸고 맘 편히 들을 수 없는 말씀(루카 11, 37~54 참조)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도 초대를 받으셨으니 과연 어떤 자리에 앉으셨을까 생각해 봅니다. 여간 힘들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당신을 초대한 이에게 말씀하십니다. “네가 점심이나 저녁 식사를 베풀 때, 네 친구나 형제나 친척이나 부유한 이웃을 부르지 마라. 그러면 그들도 다시 너를 초대하여 네가 보답을 받게 된다. 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 저는 이들, 눈먼 이들을 초대하여라.”(루카 14, 12∼13)
당시의 유다문화에서는 인간의 불행을 죄의 결과라고 보았고, 율법은 죄인들과 식탁에 앉는 것을 금지하였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오히려 이들을 초대하여 보답을 받지 못하는 친절을 베풀라고 하십니다. 이 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실천해야 할까 하는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합니다.
세간에 학위(學位)를 가지고 이런 말이 있습니다. 학사, 석사, 박사 학위 보다 더 높은 학위가 있는데 술사, 밥사, 감사, 봉사라 합니다. 엄청난 경제력을 가지고도, 위대한 학벌을 가지고도 생각만큼 마음만큼 할 수 없는 자리가 술자리요, 밥 먹는 자리라는 말입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감사할 줄 아는 자리, 봉사할 줄 아는 자리에 함께하고 있다면 얼마나 더 좋겠습니까?
“여러분은 누구를 초대합니까? 또 초대를 받아 어느 자리에 앉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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