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두득두(種豆得豆)

가톨릭부산 2015.10.13 06:06 조회 수 : 30

호수 2005호 2009.08.09 
글쓴이 곽길섭 신부 

“뿌리부터 꼭 꼭 씹어서 몸 안에 심는다는 마음으로 드십시오”

언제 어디서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산삼 먹는 법에 대해서 들었던 기억입니다. 여러분에게 산삼이 생겼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드시겠습니까? 위의 방법대로 드시지 않겠습니까?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산삼 먹는 법이 자세히 나와 있었습니다. 그 안에는 ‘몸을 정갈하게 하고’란 표현도 있었습니다. 산삼이 있었다면 아마 철저히 지켰겠지요?

먹는다는 것은 단순히 먹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먹어야 사는 인간에게 무엇을 먹느냐는 그 먹는 것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약을 먹으면 병이 낫고, 독을 먹으면 병이 듭니다. 그리고 아무리 몸에 득이 되는 음식이라도 그것을 먹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먹기 위한 마음가짐과 자세 또한 중요합니다. 그렇게 정성껏 먹었을 때, 우리는 그것을 먹었음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 먹거리 자체가 지니고 있는 힘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나는 생명의 빵이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우리는 매 미사 때마다 바로 이 빵을 먹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생명의 빵! 주님! 그 안에는 태초부터 시작된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뜨거운 사랑이, 우리의 먹거리가 되심으로 절정을 이룹니다. 온전히 당신을 우리에게 주신 것입니다. 과연 그 생명의 빵을 어떤 방법으로, 나아가 어떤 마음가짐과 자세로 영하고 있습니까?

또 그 생명의 빵이 무엇을 의미하고, 그 먹거리 자체가 지니고 있는 힘이 무엇입니까? 한마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의 성령을 슬프게 하지 마십시오’라고 이야기합니다. 예수님을 받아 영하면서 무엇을 받아 영하고 있는지 망각하고 있을 때 우리는 하느님의 성령을 슬프게 하는 것입니다.

종두득두(種豆得豆),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고 했습니다. 먹은 데로 드러나도록 해야 되지 않을까요?

호수 제목 글쓴이
2662호 2021.08.01  함께 만들어가는 생명의 빵 file 고원일 신부 
2005호 2009.08.09  종두득두(種豆得豆) 곽길섭 신부 
2129호 2011.10.16  하느님의 것 곽길섭 신부 
2278호 2014.06.22  첫영성체 곽길섭 신부 
2141호 2012.01.08  주님 공현(epiphania)의 의미는? 곽용승 신부 
2356호 2015.11.29  그리스도 곁에서 영광을 누리게 하소서! 곽용승 신부 
2495호 2018.07.01  행복의 절정 file 곽용승 신부 
2070호 2010.10.03  우리가 가진 모든 것 구경국 신부 
2218호 2013.06.02  성체를 통한 주님과 일치 구경국 신부 
2423호 2017.02.26  소유냐 존재냐 file 구경국 신부 
2001호 2009.07.12  인생 여행 권경렬 신부 
2122호 2011.09.04  그분은 자유의 몸이시다 권경렬 신부 
2272호 2014.05.11  그분께서 우리를 부르실 때 권경렬 신부 
2475호 2018.02.11  말을 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어 file 권경렬 신부 
2635호 2021.01.24  아직 오지 않았지만 이미 왔다 file 권경렬 신부 
2293호 2014.09.28  촉망받는 아들의 회개 권동국 신부 
2505호 2018.09.09  “에파타” - 말씀에 대한 더 적극적인 경청(傾聽)의 요청 file 권동국 신부 
2166호 2012.06.24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사람’ 권동성 신부 
2383호 2016.05.22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권동성 신부 
2684호 2021. 12. 26  성가정, 자신을 버리는 만큼... file 권동성 신부 
색칠하며묵상하기
공동의집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