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589호 2020.03.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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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강종석 신부 |
믿음의 논리, 불신의 논리
강종석 신부 / 해운대성당 주임
오늘 일어난 실로암 못의 기적 사건에서는 두 가지 논리의 대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태생 소경의 믿음의 논리와 예수님을 부정하는 바리사이들의 불신의 논리의 대립입니다. 이 대립은 훨씬 전의 벳자타 못가의 안식일 치유사건(요한 5,1~18)에 이미 시작되고 있었던 일입니다. 거듭되는 안식일 치유가 유다인들의 비위를 거스르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더욱더 예수님의 치유를 강하게 부정하는 모습들을 보입니다. 이는 치유된 태생 소경의 주장을 반박하고, 부정하는 말들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바리사이들은 눈먼 소경이 죄인이라고 생각하며, 안식일에 치유하시는 예수님을 죄인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죄 중에 태어난 소경이라고 무시하는 말을 하면서, 예수님에 대해서도 죄인이라고 거침없이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불신의 논리에 사로잡힌 그들에게 예수님께 대한 믿음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그 반면에 치유받은 소경은 확실한 믿음을 보이면서 대립은 뚜렷해집니다. 자신에게 일어난 기적은 예수님께서 분명히 일으킨 사건일 뿐 아니라, 이 기적은 하느님을 경외하고, 그분의 뜻을 실천하는 분이 아니고선 일으키실 수 없는 사건이라는 것입니다. 곧 하느님이 보내신 분이 아니고선 일으키실 수 없는 기적이라는 확신을 말합니다.
이 대립은 결국 불신의 바리사이들을, 그들은 여전히 눈은 뜨고는 있지만, 사실은 눈먼 사람, 죄 안에 여전히 갇혀있는 사람으로 남기고 그 반면에 그들의 논리를 반박하며, 끝까지 주님께 대한 믿음을 고백하던 소경은 육신의 눈뿐만 아니라 영혼의 눈, 믿음의 눈을 가진 승리를 거두는 모습으로 결론지어집니다.
우리 신앙은 때론 긴장 속에서 반 신앙적인 논리에 맞서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 앞에서 종종 혼돈을 경험하게 되기도 하고, 불안을 경험하게도 됩니다. 환경이 너무 열악하고 힘들어서 믿음을 지키는 것이 무모하게 보일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타협의 유혹도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럴 때일수록 믿음을 더 강하게 가져야 합니다. 자신에게 베풀어주신 주님의 무수한 은혜를 믿고, 더더욱 주님께 확신을 가져야 합니다. 믿음을 간직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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