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극을 즐겨보는 편입니다. 예전에 한창 인기리에 방영했던 허준이라는 사극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허준의 부인이 했던 대사가 생각납니다. “사람의 마음은 불편하고 무서운 곳을 피해 편하고 따뜻한 곳으로 흐르기 마련입니다. 정말 마음이 돌아오길 바란다면 우선은 내가 돌아오고 싶은 곳이 되어야지요.”
그렇습니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사람의 마음도 불편하고 무서운 곳에서 편하고 따뜻한 곳으로 흐릅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잘 드러납니다. 사람들이 가까이하기를 원하고 실제로도 많은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사람들을 보면 그 사람의 말과 행동에서 편하고 따뜻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가까이하기를 꺼리고 실제로 사람들이 함께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보면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은 차갑고 불편한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지난 설 명절을 전후해서 올바른 대화법에 대한 기사를 보았습니다. 올바른 대화법에서 중요한 것은 ‘솔직하게 말하기’와 ‘공감으로 듣기’라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비난조로 말하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을 삼가야 하며, 말할 때는 ‘나’에 대해서만 말하고, 들을 때는 ‘너’에 대해서만 들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즉 상대의 말을 판단하고 심판하며 충고하고 조언하거나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경청한 뒤 자신의 의견을 말해야 소통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십니다. “선한 사람은 마음의 선한 곳간에서 선한 것을 내놓고, 악한 자는 악한 곳간에서 악한 것을 내놓는다. 마음에서 넘치는 것을 입으로 말하는 법이다.”(루카 6,45)
결국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통해 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이며, 그 말이 그 사람의 마음 상태를 나타낸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오는 제1독서에서도 “사람의 말은 마음속 생각을 드러낸다.”(집회 27,6)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나의 말이 나의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며, 나의 마음이 편안하고 따뜻할 때 나의 말 또한 편안하고 따뜻해질 것입니다. 나의 마음이 편안하고 따뜻하게 느껴지도록 나의 말의 모습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