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어떠한지요? 영국의 정치경제학자인 애덤 스미스의 “1명의 부자가 있기 위해서 500명의 가난한 사람이 있어야 한다.”라는 말은 지구촌의 현실 자본주의를 잘 대변해 주는 말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경쟁적으로 더 많은 가난한 사람을 만들어 가는 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때론 전쟁도 불사합니다.
그런데 교회는 오늘 연중 제33주일을 ‘세계 가난한 이의 날’로 지냅니다. 세상은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더 많이 가지려고 폭주를 하고 있는데, 우리 교회는 작은 브레이크라도 되고자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지난 2월 5일 교황청 사회과학 학술대회에서 “세상은 부유해졌지만 우리 주위에 가난한 사람은 늘어만 갑니다.” “부자 상위 50명의 재산으로 가난한 모든 이들을 살릴 수 있습니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오늘 독서에서도 훌륭한 아내는 여러 가지 중에서 “가난한 이에게 손을 펼치고, 불쌍한 이에게 손을 내밀어 도와”(잠언 31,20) 주는 사람으로 묘사합니다. 자기 가족뿐 아니라 이웃의 어려운 사람도 보살피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런 사람에게는 “주님의 날이 도둑처럼 덮치지 않을 것”(1테살 5,4ㄴ)이라고 합니다. 항상 함께 나누고 베풀면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은 어둠의 자식이 아니라, 빛의 자녀이며 낮의 자녀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복음은 달란트의 비유로 각자가 가진 것을 땅에 묻어 썩히면 안된다고 말합니다. 그럼 비록 얼마 되지 않는 것도 빼앗기거나 없어지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가진 것을 모두 내어놓고 나누고 사용하면 더 많은 열매를 맺고 더 받게 된다는 사실을 주님께서 명확히 알려주십니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은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어지기 위해서 주어져 있습니다. 우리가 필요한 이유는 가지고 쌓아 놓기 위해서 아니라, 더 많이 나누기 위해서입니다. 만일 우리가 나누지 않고 쌓아 두려고 한다면 가진 것을 빼앗길 것이며, 심지어 도둑처럼 갑자기 덮쳐와 우리를 데려가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