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085호 2011.01.02 
글쓴이 주보편집실 

제44차 세계 평화의 날 교황 담화문(요약)

종교 자유, 평화의 길

새해의 시작을 맞아, 여러분 모두에게 안정과 번영, 특히 평화가 있기를 간절히 빕니다. 슬프게도 지난 한해는 박해와 차별, 그리고 폭력과 종교적 불용의 잔혹한 행위들로 얼룩졌습니다. 최근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겪고 있는 고통들과 특히 2010년 10월 31일 시리아 예법 천주교회인 이라크 바그다드 영원한 도움의 성모 주교좌 성당에 가해진 잔인무도한 공격으로 당시 미사 거행을 위하여 모인 사제 2명과 신자 50여 명이 사망한 참사가 생각납니다. 그 이후에도 심지어 민가에 대한 공격들이 잇따라 그리스도교 공동체 안에 두려움이 확산되고 많은 이들이 더 나은 삶을 찾아 이주하기를 원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저와 온 교회가 언제나 그들 곁에 함께 있다는 것을 분명히 밝힙니다. 그리고 이러한 마음은 최근 중동 주교대의원회의가 특별 총회에서 이라크와 중동 전역의 가톨릭 공동체들이 일치하여 살며 그들의 땅에서 계속 용기 있게 신앙을 증언하도록 격려하였을 때 구체적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저는 모든 가톨릭 신자들이 폭력과 불용의 희생자인 신앙의 형제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도와주도록 당부합니다. 이러한 면에서, 저는 평화의 길인 종교 자유에 대하여 함께 묵상해 보는 것이 특별히 적절하다고 여깁니다. 세상의 어떤 지역에서는 개인의 자유와 목숨을 내걸지 않는 한 자신의 종교를 자유롭게 고백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종교 자유는 인간만이 지닌 고유성을 표현합니다. 종교 자유는 우리의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삶이 하느님을 지향할 수 있게 해 주고, 우리는 하느님의 빛으로 인간의 신원과 의미와 목적을 완전히 이해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종교 자유의 권리는 인간의 존엄성 그 자체에 뿌리박고 있으며, 도덕적 자유의 근원입니다. 종교 자유가 부인될 때마다 그리고 자기의 종교나 신앙을 고백하며 그에 따라 살아가는 것을 방해하는 시도가 있을 때마다 인간 존엄이 손상되고, 그 결과로 정의와 평화가 위협받습니다. 각 사람은 개인으로나 공동체로나, 공공장소에서나 사적인 곳에서나, 가르침으로, 행동으로, 출판물로, 예배로, 전례 의식으로, 자신의 종교나 신앙을 고백하고 천명할 권리를 자유롭게 행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개인이 궁극적으로 다른 종교를 선택하거나 종교를 가지지 않으려 해도 아무런 장애가 없어야 합니다. 종교 자유는 종교인들만의 배타적인 유산이 아니라 지구촌 가족 전체의 유산입니다. 종교 자유는 인간만이 지닌 능력의 발휘를 돕는 동시에 모든 차원의 인간 전체와 관련된 온전한 인간 발전을 이루는 데에 필요한 전제 조건들을 마련해 줍니다.
기존 질서의 전복이나 단일 집단의 자원 축적, 또는 권력 장악과 같은 숨은 사리사욕을 감추기 위하여 종교 자유를 악용한다면 사회에 막대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신앙 고백은 악용되거나 힘으로 강요될 수 없습니다. 여러 국가와 인간 공동체들은 종교 자유가 진리 추구를 위한 조건이며 진리는 폭력으로 강요되는 것이 아니라 “진리 그 자체의 힘으로” 드러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력으로 종교를 강요하거나 반대로 종교를 거부하는 사회는 하느님과 개개인에게뿐 아니라 그 사회 자체에도 불의를 행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랑의 계획으로 인류를 부르십니다. 자연적이고 영적인 차원의 전 인간을 포괄하는 이 사랑의 계획은 개인이든 공동체든 온 마음과 전 존재를 다한 자유롭고 책임감 있는 응답을 요청합니다.
종교 자유가 보장되고 충실히 실천되지 않으면 결국 인간의 존엄은 축소되고 훼손되어, 우상들의 지배, 절대화된 상대적 선들의 지배 아래 떨어지게 될 위험에 놓입니다. 이 모든 것은 사회를 각종 정치적 이념적 전체주의의 위험에 노출시킵니다. 이러한 형태의 전체주의는 공권력을 강조하는 반면 양심의 자유, 사상의 자유, 종교의 자유를 마치 잠재적인 정적인 것처럼 비하하고 규제합니다. 폭력으로 종교를 강요하거나 반대로 종교를 거부하는 사회는 하느님과 개개인에게뿐 아니라 그 사회 자체에도 불의를 행하는 것입니다.
종교 자유는 건전한 정치 문화와 법률 문화가 이룬 업적이기도 하며, 종교인들만의 배타적인 유산이 아니라 지구촌 가족 전체의 유산입니다. 서로 다른 종교의 신봉자들이 나누는 대화는 교회가 공동선을 위하여 모든 종교 공동체들과 협력하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상대주의나 종교 혼합주의가 아닙니다. 교회는 사실 “그리스도를 선포하며 또 끊임없이 선포하여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시며(요한 14,6) 그분 안에서 모든 사람은 풍요로운 종교 생활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삶의 다른 분야에서 대화와 진리의 공동 추구를 배척하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이 말씀하신 대로 “누가 말하든 모든 진리는 성령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교회 자신은 모든 종교의 옳고 거룩한 것을 배척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생활 양식과 행동 방식뿐 아니라 그 계율과 교리도 진심으로 존중합니다. 오늘날 세상은 종교에 기초한 박해, 차별, 폭력과 불용의 행위를 목격하고 있습니다. 세계 주요 종교의 지도자들과 국가 지도자들은 종교 자유를 촉진하고 수호하기 위한, 특히 종교적 소수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새롭게 해야 합니다.
종교 자유는 평화의 길입니다. 세상은 하느님을 필요로 합니다. 세상에는 보편적이고 공통된 윤리적 정신적 가치가 필요합니다. 국가적 국제적 차원에서 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 질서의 건설에 종교가 귀중한 공헌을 할 수 있습니다. 평화는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도 아니고 군사적 경제적 패권에서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기만적 계략이나 간교한 조작의 결과는 더욱 아닙니다. 그보다 평화는 모든 개인과 민족들이 참여하는 정화의 과정과 문화적 도덕적 정신적 고양의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는 결과입니다.
종교 자유는 심각한 불의와 물질적 도덕적 빈곤에 직면해서도 정의와 평화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줍니다. 지상의 모든 지역 모든 계층에 사는 모든 사람과 모든 사회가 하루빨리 평화의 길인 종교 자유를 누릴 수 있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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