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588호 2020.03.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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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정호 신부 |
생명의 샘물
김정호 베네딕토 신부 / 울만성당 주임
새벽에 야산에 올라가 보면 저마다 물통을 하나씩 들고 북적대는 인파를 쉽게 봅니다. 생수를 마시기 위한 것이지요. 오염된 물이 아닌 살아있는 물!
그런데 오늘 우리는 가장 완벽한 생수에 대해 들었습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생명의 샘물 말입니다. 이 물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고, 영원히 죽지도 않게 해주는 물입니다.
복음에 나오는 사마리아 여인은 비록 완전히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주님께 대한 믿음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그 여인은 주님의 가르침을 순순히 받아들여, 이분이 참 생명을 주실 거룩한 분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곧바로 자신의 체험을 이웃에게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이 얻은 하느님의 사랑을 혼자만의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모든 사람들에게도 전해주었습니다. 마을 사람들도 그 여인의 증언을 듣고는 예수님을 구세주로 받들어 모시게 되었습니다.
이 점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좋은 모범이 됩니다. 우리는 세례 때 주님으로부터 참된 생명을 부여받았습니다. 그것은 하느님의 사랑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혹시 그것을 자기만의 것으로 생각하면서, 남들에게 전해주고 선포하는 일에 소홀하지 않은지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이마에 물이 부어지는 순간 우리는 죄와 세속적인 온갖 유혹과 마귀의 간계로부터 죽었습니다. 그 대신 생명의 샘물을 통해 영원히 목마르지 않고 모든 것을 정화시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로 죽음의 세계로부터 생명의 나라로, 죄의 세계로부터 광명의 나라로 건너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순절은 바로 그 재생의 정신을 되새기고 그것을 이웃에게 전하는 시기입니다. 사마리아 여인처럼 생명의 물을 긷기 위해서 우리는 인간의 나약함 때문에 스스로 죄를 범하였음을 인정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그 생명의 샘물이 성령께서 부어주신 하느님의 사랑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래서 그 사랑을 이웃에게도 전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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